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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라는 말 거슬리는 분들 없으신가요?
게시물ID : freeboard_7810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춥고패고파
추천 : 1
조회수 : 71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9/06 11:35:23
얼마전까진 팩트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여기저기 쓰이더니

요즘은 또 케미라는 이상한 말이 많이 들리네요 
 
개인적으로 이상한 줄임말인데다 여기저기 남용되는 게 
거슬리고 어색하게 들리던차에 흥미로운 
글이있어 가져와 봤습니다.

(모바일 띄어쓰기 죄송...)






  

‘케미’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올해 저를 가장 당황케 한 단어는 단언컨대 이‘케미’라는 단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말의 정체에 대해 추적을 해 본 건 최근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면 쏟아지는 기사들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이 단어.  작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케미(chemi)’라는 말을 인터넷에서 한두 번 보곤 무시하듯 잊었던 저는 최근 TV에서조차 모 종편채널에 출연하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이 사용하는 것을 듣고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chemistry 미국·영국 [|kemIstri]  1. 화학  2. (특정 물질의) 화학적 성질  3. (사람 사이의) 화학 반응(보통 성적으로 강하게 끌리는 것을 가리킴)    

그렇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그 단어입니다. 화학. 화학작용. 화학이라는 과목을 학창시절에 비록 잘하지는 못했지만, 기초적인 단어이니 모를 수 없겠죠.  

포털사이트에서 우리말로 ‘케미’를 검색해보면 ‘케미 뜻’, ‘케미가 무슨 의미’라는 연관 검색어가 쏟아집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정체불명의 단어의 등장에 궁금해 했다는 의미입니다. 

검색 결과, chemistry(케미스트리)라는 단어가 ‘케미’라는 줄임말로 처음 쓰인 것은 2012년 3월, 한 걸그룹 멤버의 이름을 설명하는 기사에서입니다. 

다행히 그 기사에서는 친절하게 팀의 리더 ‘케미’는 ‘케미스트리’에서 따온 이름이며, ‘팀 내에서 유기적 화학반응을 일으켜 그룹을 이끌어 갈 거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해 줍니다.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케미’라는 표현은 6월 말에 다시 모 인터넷 언론의 기사에 처음 등장합니다.  

“여배우 A씨는 완벽한 ‘케미’로 상대배우와 환상적인 그림을 연출해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아, 이 기자가 참 원망스럽습니다. 놀랍게도 이 기사가 나간 이후로 7월부터 연예 관련 기사에는 본격적으로 이 ‘케미’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심지어는 주요 일간지의 인터넷 판 뉴스에도 이 단어는 거침없이 등장합니다. 

‘케미’는 ‘케미스트리’의 줄임말로 배우나 캐릭터 사이에 궁합이나 분위기가 잘 맞을 때 쓰는 말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이며 말입니다. 

마치 기자들이 흔히 자주 써왔던 표현인 듯 ‘케미폭발’, ‘케미여신’, ‘케미돋는’, ‘케미킹’, ‘케미커플’ 등등 수많은 표현들이 양산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이 ‘케미스트리’라는 뜻이 실제로 배우간의 호흡의 의미로 영어권 국가에서 쓰이고 있을까요?  

영어권 국가에서 ‘케미스트리’는 야구나 축구 같은 단체경기의 프로 스포츠를 이야기할 때 팀의 단합과 융합, 조직력과 관련되어 언급되거나 또는 조직문화에서도 ‘팀 케미스트리’라는 단어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곤 합니다.  

외국생활을 수십 년 한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물론 ‘케미’라는 줄임말을 쓰는 것을 한국에서밖에 들어본 적이 없을 뿐더러 단체가 아닌 두 사람 사이에 쓴다면 ‘성적인 의미로 서로 매우 끌린다, 잘 맞는다’라는 의미랍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대부분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연예인간의 호흡이나 조합을 말하며 굳이 이 ‘케미스트리’를, 아니 ‘케미’를 사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뜻이 정확히 잘 맞는 경우도 아니거니와 굳이 쓰려 한다 해도 ‘두 배우간의 화학작용이 좋다’ 정도로 풀어 쓸 수 있는데 이 역시 상당히 어색한 표현입니다. 

이것은 외래어의 남용도 아닌 외국어의 잘못된 사용에 가깝습니다.  

언어는 사회적 약속의 산물이기 때문에 개인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불역성(不易性)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동시에 사회적으로 흔히 통용되는 언어가 시간이 흐르면서 보편타당하게 인정되고 변화할 수 있는 역사성을 갖기는 하지만 이러한 외국어를 변형시킨 정체불명의 신조어의 남용은 그와 같은 언어의 특성과는 별개의 문제로 보입니다.

-----------------------후략     

원문출처 - 아나운서연합회
http://www.announcer.or.kr/?p=9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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