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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광장으로 나오는 것을 환영한다
게시물ID : sisa_5491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쌍문동또치네
추천 : 3/3
조회수 : 65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06 16:08:28
저는 이번 사건을 이런 측면에서도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오늘 광화문에서 피자 먹겠다고 나온 애들 보니까 당당하게 일간베스트란 이름을 내거는 거 같던데

그렇다면 이게 일1베라는 이름을 내걸고 나온 첫 번째 외부 이벤트 아닌가요?  아 예전에 진중권씨 토론 사건 빼면요.

그들은 얼굴을 감추고 모니터 뒤에 숨어서 찌질대는 애들보단 나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무슨 용자라느니 정치적 의사표현이라느니 지들끼리 추켜 세우는 되도 않는 개인적 호기로움이 낫다는게 아니구요.

그들 개인 개인의 나은 점이 아니라 사회학적으로 봤을 때 나은 점이 있다는 것이죠.



이 이벤트를 계기로 최소한 일1베라는 이름과 그 구성원들이 현실의 광장으로 나왔다는 거죠.

광장으로 나왔다는 것은 이제 그들도 한 명의 개인으로서 이름과 인격을 소유하게 됐다는 거죠.

당장 그들이 이번 이벤트에 대해 악플을 다는 사람들을 모욕죄로 고소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지금 껏 우리는 그들을 일1베충이란 이름으로 그 어떤말로 욕하고 비난해도 모욕죄에 걸릴 걱정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일1베라는 이름으로 뭉쳐진 하나의 집단에 불과했고 그들의 악행과 소동들이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루어 졌을 뿐

오프라인에서 인격을 가지고 (즉 훼손당할 명예를 가진) 개인으로 나서는 자들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제 그들이 광장에 나왔군요. 

그들도 이제 훼손당할 명예가 있는 개인으로서 이름을 가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대중들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더 이상 익명의 집단이 아닌 구체적 개인이 된 그들에게는 이제 나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나를 모욕하지 말라고

당당히 외칠 수 있는 권리 또한 생기게 됐군요.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모든 세상일은 이율배반이고 양면적이라는 걸요.

이제 그들은 권리를 가진 개인이면서도 동시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회성원으로서 떠오르게 됐습니다.

지켜야할 명예가 있는 자들은 더 이상 지금까지 했던 식으로 막가자는 행동과 오늘만 살고 죽기 식의 발언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됩니다.

이제 그들은 자기 이름을 가진 개인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만약 악행을 저지른 다면 이제 더 이상 그 비난은 일1베라는 가상공간의 집단이 아니라 이름을 가진 그들 자신에게 떨어집니다.

그들이 나쁜 말을 한 마디라도 한다면 그에 대한 비난과 욕설을 이제 더 이상 누구에게 돌릴 수 없이 스스로 그대로 맞아야 합니다.




변희재가 주류 평론가가 되고 싶어하는 욕망이 생기고 나서부터 말을 조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아시나요?

그 것은 그에게도 이제는 지켜야 될 이름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김영오 씨에게 온갖 패륜적 말들을 쏟아 부었던 한 무명 배우가 자기 이름이 유명해 지고 나서

돌연 자세를 낮추고 양식있는 듯이 조심스러운 말투로 사과 아닌 사과를 했던 거 기억하십니까?

그는 과연 왜 갑자기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막말을 내뱉다가 갑자기 품위를 지키는 보통 사람이 됐을까요?



만약 일1베를 적으로 생각하고 싸워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그들이 익명을 포기하고 이렇게 광장으로 나와 이름을 가진 개인이 되고 난 다음부터가  

그 싸움의 다음 스테이지가 될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일1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그들이 토론이 불가능한 패륜집단이고 구제불능이므로 외면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얼굴을 정면에서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그것이 바로 그 싸움의 다음 단계라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사이트에서 일1베 라는 단어를 필터링 하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ㅋㅋ




아무튼 그들은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이 것은 일베의 진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조심스럽게 사회의 진보라고는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성숙해서 망하기 직전까지 가는 힘든 상황도 역사의 발전 단계 중에 하나로 봤었죠.

상처가 낫기 위해서는 곪아 버린 상처가 고름으로 터져나와야 할 때도 있는 것처럼 말이죠.

사회의 모순은 사람 몸처럼 마이신으로 해결할 수는 없으니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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