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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정직한 사람이 되기를
게시물ID : panic_874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23
조회수 : 360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4/23 03:57:47
안녕하세요?
레딧 시리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왕족의 피를 물려받고 태어난 아이들은 첫번째 생일에 요정의 축복을 받는다. 
우리 딸도 첫 돌이 되던 날 요정 셋이 날아왔다.
가까운 친척과 이웃들만 초대해 작은 연회를 열었다.
요정들이 활짝 열린 창문으로 들어와 우리 딸의 요람 옆에 앉았고, 우리는 모두 무슨 선물을 줄지 기대하고 있었다.
 
첫번째 요정이 지팡이를 흔들며 말했다.
"아름다운 여인이 되기를!"
두번째 요정이 지팡이를 가볍게 튕기며 말했다.
"창의력이 넘치는 사람이 되기를!"
세번째 요정은 지팡이로 공기를 가르며 말했다.
"정직한 사람이 되기를!"
 
첫째와 둘째 요정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셋째 요정을 쳐다봤다.
분명 셋째의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우리도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정이 주는 선물을 무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알고 있어
그저 미소를 지어 보이고 딸아이를 기르기 힘들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체념했다.
 
우리 딸은 눈에 띄게 아름다웠고, 장난감 실로폰을 배우자 마자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남다른 면모도 보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말을 배우면서 정직한 성품도 내비치기 시작했다.
 
5살이 된 우리 딸의 정직함은 어디서나 드러났다.
오늘 둘이서 같이 시장을 돌아다녔는데 딸이 소세지를 가득 싣고 파는 수레를 가리키며 큰소리로 말했다.
"저 사람 똥을 팔고 있어!"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딸의 손을 쥐고 빠르게 시장을 빠져나왔다.
상인의 수레에서 갑자기 오물이 쏟아졌고 소세지는 흐물어지며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같이 시장으로 나온 것 부터가 잘못이었지만, 딸을 돌봐줄 사람을 계속 구하지 못했다.
딸이 잠결에 도우미에게 못생겼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도우미가 영영 결혼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를 모르는 한 여행객이 다가와 딸에게 아빠는 어디 계시냐고 물었다.
"아빠는 죽었어."
"안 돼!"
나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주저앉아 딸의 어깨를 감싸 쥐었다.
"우리 딸이 헷갈렸구나. 아빠는 병원에 계셔. 괜찮으시니까 걱정 말으렴."
하지만 너무 늦었음을 알고 있었다.
그 말을 되돌리려면 아빠는 죽지 않았다고 말해야 하지만 오히려 화만 부를 뿐이다.
 
우리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죽었을 때 슬픔에 젖은 딸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적이 있다.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왔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딸이 아니라 괴물같다.
모성애 때문에 딸을 살려두고 싶지도 않다.
진작에 끝냈어야 했는데 너무 바보같았다.
작년에 매일 밤 희미하게 방문을 긁는 소리를 끝내기 위해 딸을 열심히 설득해서 고양이 장례식을 치뤘다.
그 때 딸은 조용히 나에게 속삭였다.
"난 절대 죽지 않을 거야."
 
우리 딸은 요정의 축복을 받아 정직한 품성을 가지고 있다.
딸이 하는 모든 말은 사실이다. 
 
 
 
 
 
출처 Gift of Honesty
https://redd.it/3i5450 by hypo-osmo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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