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저는 롯데리아는 쳐다도 안보는 족속이었죠.
허나 손구락 미스로 몇년만에 들어간 어필에서 발견한 이 심상치 않은 메뉴.
10단짜리 괴물 치즈버거입니다.
이것은 나를 위한 메뉴이다. 라는 감이 딱 왔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토요일 외근이 껴서 일부러 롯데리아에 ㄱㄱ!!
받아올 때의 높이는 기대에 못 미치는 군요.
쿠폰 사진엔 그야말로 타워였는데.
포장을 살짝 열어보니...
크고 아름답습니다.
위쪽의 빵을 열어보니 케찹과 피클 세네조각이 들어있군요.
패티 온도에 치즈가 녹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가만히 놔두니 치즈가 녹아가며 쓰러지는군요.
디테일하게 보이는 기름이 살짝 불안함을 선사합니다.
허나 작성자는 느끼한 음식을 무지하게 좋아합니다.
그래서 일단 도전!!
그런데 이건 뭐, 나이프나 포크도 없고 어떻게 먹는 것인지 고민...
은 무슨. 남자의 햄버거는 그냥 손에 쥐고 물어 뜨는 것입니다.
1/3 정도 먹었을 때 입니다.
여기까지가 딱 맛있었네요. 기름이 너무 많이 나와서 계속 닦으면서 흡입.
신세계입니다.
2/3 가 위주머니 속으로 들어갔군요.
여기서부터 표정이 변합니다.
맛 없어.ㅠㅠ 피클 한조각이 너무 소중하고 간절합니다.
치즈보다는 패티의 기름이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
말 없이 소 여물 씹듯이 햄버거를 씹어보지만 목구멍을 통과하는 시간이 더딥니다.
자, 고지가 눈 앞입니다.
어릴때부터 음식은 남기는 게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남은 햄버거를 쓰레기통으로 던지고 싶은 욕구와의 싸움입니다.
포장지를 흠뻑 적신 이 알흠다운 기름들.
하아. 결국 다 먹었습니다.
누가 보면 오해라도 할 듯한 흠뻑 젖은 휴지들의 잔해를 바라보며 거친 숨을 몰아쉽니다.
생각보다 그렇게 배가 빵빵해지는 음식은 아니었습니다만,
기...기름이. 소고기패티의 기름이 너무나도 거북합니다.
작성자는 토요일 저녁을 못 먹은 것은 물론,
일요일도 기름냄새에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작성자가 10년만 젊었으면 매일 먹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나이탓을 살포쉬 해 봅니다.
한번쯤 먹어보고 싶은 메뉴입니다.
하지만 두번은 싫어요.
다음부턴 5단짜리로 먹을래요.ㅎㅎ
허나 한달 동안은 햄버거 따위 쳐다보기도 싫겠지.
방사능국 거주 중이라 추석날도 출근입니다.
오유 여러분,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