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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유키상: 수십년 동안 해외로 팔린 일본인 여성들
게시물ID : mystery_87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11
조회수 : 5874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7/11/14 18: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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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으로 나가 성을 파는 여성을 일본에서는 가라유키상이라고 부른다.

가라유키상은 14세기 포르투갈 등 유럽 선박이 드나든 나가사키와 구마모토 항구에서 처음 생겼으나 16세기 말부터 크게 위축된다.

천하 통일로 전국시대를 마감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여성이 인도 등지로 팔려나가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가라유키상은 메이지 정부 천황이 집권한 1868년 이후 부쩍 늘어난다.

이들은 중국,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파푸아뉴기니 등 아시아는 물론, 러시아 시베리아, 하와이, 아프리카 탄자니아 등으로도 나갔다.

대부분 빈민 출신인 가라유키상은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모집했다.

먼저 제겐이라는 인신매매 브로커가 나선다.

제겐은 농촌이나 어촌 등을 돌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소녀들에게 일자리 알선을 미끼로 외국행을 제안한다.

이들이 동의하면 급여 선지급 등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부모에게 제공한다. 부모는 딸을 브로커 등의 처분대로 맡기겠다고 약속하는 증서에 서명한다.

주로 14~16세인 여성들은 이렇게 해서 선박에 몸을 싣는다.

외국에 도착하는 순간 감언이설에 속은 사실을 깨닫지만,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

부모가 받은 선금은 물론, 브로커 수수료, 교통비 등을 전부 빚으로 떠안은 상태라 성매매를 거부할 수 없다. 돈 올가미에 걸려 성노예가 되는 것이다.

지옥 같은 현실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적잖다.

가라유키상 모집과 집단송출은 명백한 불법행위인데도 일본 경찰은 묵인했다.

서양 열강을 따라잡는 데 필요한 외화를 벌어주는 애국자라는 인식에서다.

일본은 제국주의 확장 정책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군인으로 비유해 가라유키상을 낭자군으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1920년 성매매 금지 이전까지 가라유키상은 약 50만 명이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가라유키상은 일본군이 직접 관리하는 공창에 들어가거나 민간 집창촌 등에서 일했다.

공창에서는 일본 헌병이 매독 등 성병을 검사했다.

가라유키상 역사는 장기간 은폐됐다가 1972년 '산다칸 하치만 사창가'라는 책이 발간되면서 일반인에 알려지게 된다.

가라유키상 실태를 담은 이 책에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칼리만탄) 집창촌 사례가 자세히 소개됐다.

주로 서양인이 이용한 이곳에서는 가라유키상과 포주가 몸값을 절반씩 나눠 가진다.

승객을 가득 태운 배가 항구에 들어올 때는 일 인당 하룻밤 손님이 30명을 넘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뜸했다.

한 달 동안 손님을 20명 이상 받지 못하면 채무 상환과 생필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다.

싱가포르에서는 일부 여성이 첩자로 활동하며 점령군이던 영국군 정보를 빼내 본국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정보는 일본군이 1941년 12월부터 두 달간 말레이반도를 놓고 영국군과 벌인 싱가포르 전투에서 완승하는 데 기여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귀국 후 끔찍한 차별과 천대를 받는다.

돈에 눈이 멀어 몸을 더럽혔다는 이유에서다.

1905년부터 중국 상하이와 싱가포르, 인도 뭄바이 등에서 일한 시마키 요시라는 여성은 귀국 후 주변 냉대 탓에 목숨을 끊었다.

고국에 돌아가지 않고 현지에서 여생을 마친 여성도 적잖다.

싱가포르와 홍콩, 말레이시아, 시베리아 등에는 가라유키상이 죽어 묻힌 묘지가 지금까지 남아 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나이에 속임수에 넘어가 몸을 팔다가 가족을 만나지도 못하고 외국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의 무덤이다.

이런 묘지에 안장된 여인은 그나마 낫다.

말라리아를 비롯한 풍토병이나 성병, 폐병 등에 걸려 죽은 뒤 바다나 정글에 버려진 여인이 부지기수다.

출처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5/29/0200000000AKR201705291350007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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