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8살. 직장인 2년차..
성과급 포함 연봉 5천만원 내외.
엄청나게 잘 번다고 생각은 안하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도 괜찮게는 번다는 생각이 든다.
합격 통보를 받고 첫 출근을 하고 첫 월급을 받고 난 이제 멋진 차도 사고 맛있는 밥도 먹고 여자친구 좋은 선물도 사줄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집에 내가 보탤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께 80만원, 동생 용돈 30만원, 각종 세금 보험들을 제하고 나면 월급이 반토막 이상 나버린다.
30 초반에는 결혼을 하고 싶은데 최소한 5천만원은 수중에 있어야 하는데 계산을 해도 2-3년간 그 금액을 모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월급날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들어온지 1시간도 안되어 절반 이상이 빠져나가니 오히려 허무하다.
성과급으로 목돈이 들어와도 잠시뿐 어머니께 드린다. 집에 낡은 가구, 고장난 전자제품이 바뀌는 걸 보면 뿌듯하다.
두 형제 홀몸으로 키우신 어머니에게 직장을 잡고 힘이 된다는게 보람차다. 동생에게 알바하지말고 공부만 하려며 용돈주는 내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하다. 나는 언제 차를 살 수 있을까? 나는 언제 돈을 모아 장가 자금 마련 할 수 있을까
한 해가 금방 지나가는 것을 보니 놀랍기도 하면서 내 미래에 대한 준비는 전혀 안되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
남들보다 조금 늦는 것 뿐이라고 자기 위안을 해보아도 속상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장남 노릇하는 것이 보람차면서도 참 재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