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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ㅓㄴ누ㅇ (3)
게시물ID : panic_875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wrqew
추천 : 15
조회수 : 129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5/02 00: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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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편 http://todayhumor.com/?panic_87565
2편 http://todayhumor.com/?panic_87579 



안녕하세요, 오유 여러분. 또 다시 저에요. 사실은 오늘 상담센터에 다녀왔는데요, 정 선생님 (제 담당 상담 선생님이세요.) 께서 상담을 받고도 여전히 그 일이 아직도 절 괴롭히고 있는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셨어요. 저는 완전히 그 악몽에서 벗어났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방법들과 상담 덕분에 조금씩 그 일에 대한 끔찍한 기억들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차츰 덮어나가고 있는 거 같다고 답했어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집을 오는동안 곰곰히 생각해봤는데요. 아마도 이렇게 글을 쓰는게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그 일의 세세한 부분까지 하나 하나 기억해내야한다는 부분은 괴롭지만 그렇게 기억해내서 글을 쓰고나면 제가 그 일에 대한 기억을 직면하면서 이젠 더이상 그 일은 날 괴롭히지 못한다는 걸 증명하는 것 같아 꽉 막혔던 마음이 후련해지거든요. 그래서인지 꼭 끝까지 이 이야기를 마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어요. 음,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이제 마저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어나가도록 해볼까요?



 그 사람의 얼굴은... 아, 정말 다시 생각해도 소름이 끼치네요. 어쨌든 그 사람의 얼굴은 정상적인 사람의 얼굴이 아니였어요. 눈은 백내장 말기마냥 동공없이 뿌연 흰색을 띄고 있었고 힘없이 벌어진 입에선 타액이 쉬지 않고 새어나왔어요. 이 점이 뭐가 무서웠냐고요? 네 맞아요, 사실 그런 점은 고어물이라면 꽤나 봐왔던 저에겐 그닥 공포감을 주진 않았어요. 그런 괴기한 모습을 실제로 보는것과 영상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는 걸 느끼긴 했지만요. 제가 공포감에 압도당해 사색이 된 채 도망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러한 모습을 하고 있던 사람이 제 아버지였기 때문이죠.  

사실 그게 제 아버지였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선 딱히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그 기억이 꿈이라고 치부하기엔 피부로 와닿을 정도로 생생했거든요. 그래서인지 생각해보려고 하면 할수록 기분만 언짢아졌고요. 그 사람이 단연코 아버지가 아니였다고 부정하려고도 해봤지만 언뜻 보이던 왼쪽 턱 아래 목에 있던 점이 그 사람이 내 아버지라는걸 입증해주는 듯 했거든요. 

그리고 어떻게 됐냐고요? 그냥 집을 향해 미친듯이 뛰었죠. 사람이 충격을 받거나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면 이성적인 사고가 불가능 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저 또한 바보처럼 야구 방망이를 냅다 던져버리고 도망쳤죠. 방망이를 잃어버렸다는 건 지하철에서 빠져나오고 난지 한참이 되서야 깨달았어요.

집에 도착하고 나서 어떻게 됐는지 그 이후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제가 기억이 나는건 또 기절했었는지 아니면 깊은 잠에 빠졌었는지 제가 또다시 바닥에 널부러져 쓰러져 있었단 거였고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우리집이 아닌, 해변의 모래사장이였다는 거에요.  

정신을 차린 뒤,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어요. 잠시 후 두통이 사라지고 저는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에 혼란을 겪었죠. 주위를 둘러보니 주택은 커녕 민가조차 없어보였어요. 주변에 있는 거라곤 바다와 큰 바위, 모래사장 그리고 모래사장 너머로 펼쳐져있는 울창한 숲이였죠.

일단은 상황 파악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에 해변 근처를 계속해서 걸었는데 이 곳 또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았어요. 단지 더 나쁜점은 '사람의 흔적' 이 아예 없는 무인도였다는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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