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야권 지지층에 대한 문 후보의 확고한 장악력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호남 민심은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분위기가 강한데, 안희정·이재명 후보가 문 후보를 대체해 정권교체를 이뤄낼 자원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대표는 “문 후보는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때 호남에서 전국 평균(56.5%)에 미달한 48.5%의 지지를 받았다.
이제 문 후보는 ‘호남의 확실한 선택을 받지 못한 후보’라는 꼬리표를 떼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 때 반문재인 바람 속에 호남을 국민의당에 내주는 수모를 겪었던 문 후보는 동시에 ‘5·9 대선’에서 호남 민심을 두고 안 전 대표와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마련했다.
한쪽에선 국민의당의 안철수 전 대표가 전날 호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 거꾸로 ‘문재인 대세론’에 불을 지피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승용 전남대 교수는 “호남 민심은 (뚜렷한 보수 후보가 없는) 이번 대선을 사실상 ‘문재인 대 안철수’의 양자구도로 보고 있다”며 “안 전 대표의 압승이 민주당 지지층에 자극이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오승용 교수는 “안 후보가 충청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만큼 호남에서보다는 더 많이 표를 얻겠지만, (대세론에 올라탄) 문 후보를 앞지르긴 어려워 보인다.
(줄곧 문 후보의 지지가 높았던) 영남·수도권의 ‘문재인 쏠림’도 강화될 것”이라며 “사실상 결선투표 없이 경선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