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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게시물ID : sisa_8770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2
조회수 : 18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28 12:24:34
지난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그렇게 지지했던 버니 샌더스가 떨어지고 힐러리 클린턴이 본선에 진출하게 됐을 때, 참 억울했습니다. 민주당이 자기들의 조직을 더 우선시해서 민중의 열망을 제대로 받아안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민주당의 등록당원이었고, 결국 본선에서 힐러리에게 투표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는 엉뚱하게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물론 미국의 이상한 투표 제도, 간선제, 그리고 승자 독식 제도 등,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제도의 탓이 컸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숫자로는 2백만표나 더 받고도 떨어진 것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한국의 민주당 경선 소식을 접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60% 이상의 표를 받는 압승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재인 대세론에 탄력이 붙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SNS를 들여다봤습니다. 여러가지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당연히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재명 지지자 여러분들의 반응은 차마 들여다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것이 내가 버니 샌더스를 지지했다가 그가 떨어졌을 때의 반응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이른바 '수퍼 대의원'이 있어서 말썽날 소지가 많았던 미국 민주당과는 달리, 한국의 이번 경선엔 1인 1표제가 분명하게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ARS 투표에 대해서는 "반드시 네 명의 후보자 이름을 모두 듣고서 투표할 것. 중간에 끊지 말 것"이라는 것을 경선 관리위원회 측에서 강조를 했었습니다. 여기에 '부정'이 개입할 소지는 솔직히 별로 없었다고 봅니다. '실수'는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경선에서 진 쪽, 특히 이재명 시장을 지지하는 분들의 반응은 여러가지였지만, 일단 눈에 띄는 것이 부정선거 논란이었습니다. 또 "호남의 선택에 대해 실망했다"는 반응도 눈에 띄였습니다. 압니다. 그 억울함, 그리고 아까운 심정에 대해서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호남의 선택은 호남의 열망을 반영한 겁니다. 실질적으로 본선에서 확실하게 정권교체를 이뤄달라는 절박감의 반증인 겁니다. 

그리고 경선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제 첫 시작입니다. 더 열심히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며 열심히 지지를 표시하는 것이 정권교체의 첫걸음인겁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기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고 해서, 정권교체의 대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선 안 될 것입니다. 물론 "누가 후보가 되는가"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전에 "새누리당 세력을 모두 갈아치워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분명히 차기 대선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고, 우리는 그때 선택해서 대통령을 만들어 줄 수 있는 후보도 있습니다. 

정권교체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기에, 우리는 지금 우리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를 다시 바라봐야 합니다. 자기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승리했다고 해서 마타도어까지 만들어 뿌리거나 하는 것은 민주당 지지자로서 할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에게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더 꼼꼼히 챙겨서 이뤄달라고 해야 합니다. 내가 지지하지 않았던 그 후보가 내가 원했던 후보의 몫까지를 해 내도록 만들어 줘야 하는 겁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 후보로 지명되던 날, 저도 술 깨나 마시고 마음아파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이곳 워싱턴주 버니 샌더스 지지자 온라인 모임에서 "아무리 힐러리가 싫다지만, 트럼프가 핵무기 안전 코드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못 봐주겠다. 나는 그래서 힐러리를 찍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가, 그 모임에서 강퇴당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음이 불안했었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가장 끔찍한 꼴을 봐야 했습니다. 

지금은 마음을 모으고, 최선을 다해 내가 지지하는 사람을 위해 헌신하면 될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네가티브와 마타도어는 배제돼야 합니다. 오히려 지금 마타도어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민주당 지지자가 아니라 독재와 반동 세력을 지지해왔던, 음험한 의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네거티브가 아니라 파저티브로, 그리고 우리가 가진 바로 그 '정권교체'라는 촛불 혁명의 두 번째 단계가 완성되고 나면, 그 다음부터 한국 사회의 변혁이라는, 촛불 혁명의 마지막 스테이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전에 우리끼리 싸움으로 우리 스스로의 힘을 빼야 하겠습니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이른바 '비문'들로부터 욕 먹을 각오는 충분히 돼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믿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은 매우 명확하고,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매우 명확하다는 것을.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문재인, 이재명, 최성, 안희정 같은 개개의 후보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 그리고 정권교체와 사회변혁을 위한 촛불 혁명의 대의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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