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게에서 가족이나 친지분들 돌아가시는걸 미리 알았다던 분들 이야기 보고서 저도 적어봐요. 제 경우엔 꿈이었어요. 꿈에서 저는 외갓집에 갔는데 집안에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고요. 할도대체 다들 어디간거냐며 몇번을 부르다 외할머니가 쓰시는 방문을 열었는데 이부자리 맡에 이불과 베개가 가지런히 접혀서 정리되어 있었어요. 그리고서 전화가 와서 깼는데 엄마가 울먹이면서 할머니께서 돌아가실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외할머니께서는 음독으로 생을 마감하셨어요. 병원에 도착했을때 할머니는 아직 침대에 누워계신채로 계셨고 가족과 친지분들이 어느정도 모인 후에야 사망선고를 받고중환자실에서 나왔어요. 지금 생각하면 이미 돌아가신지한참이 됐지만 얼굴을 볼 수 있게 병원에서 기다려주신것 같아요.
장례를 치르고 화장터에서 작은 단지에 할머니를 모셔서 선산으로 가는데 비가 엄청나게 퍼부어댔어요. 산꼭대기에 합장묘가 있는데 산길이 없어지도록 흙탕물이 계곡물처럼 철철 내려오고, 그런데 안장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거짓말처럼 비가 개더라고요. 외갓집에 도착하니까 외갓집을 중심으로 둥글게 구름이 퍼져나가서 하늘 위로 햇볕이 내려왔어요. 타이밍이 참 신기하게 꼭 할머니가 가시자마자 큰 비도 그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고나서 한참을 안 좋은 일로 돌아가신 할머니생각에 친척들과 다투는 꿈도 꾸고 늘 마음이 좋지않았는데, 돌아가시고 두서너달 후에 꿈에 할머니가 나오셨어요.
동네에 있는 절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백등을 모셔놨는데 그 절로 올라가는 산등성이에 할머니가 어떤 여자분과 함께 계셨어요. 놀랄만큼 엄마가 젊으셨을적 모습과 닮았는데 눈이랑 입이 길게 찣어져있고 붉게 칠해진 모습이었어요. 할머니랑 같이 절에 올라가자고 손을 잡으려는데 할머니가 웃으시면서 나는 이제 좋은데 가니까 걱정하지 말라면서 손을 물르시더라고요. 얼른 내려가보라고 하시면서 내려가는 도중에 절대 뒤는 돌아보지 말라고 하셨어요.
할머니 모습이 너무 편안해보이시고 그 후에는 꿈에서도 뵌 적이 없어요. 간간히 엄마가 꿈에 할머니가 보이신다며 걱정허시는데 저는 할머니가 정말 가셨구나,하는 걸 그 꿈때문에 확실히 알게 된듯한 느낌이어서 그냥 그런말엔 웃으면서 넘겼죠.
그리고 몇년만에 추석지나고 바로 다음날 꿈에 할머니가 나오셨어요. 이번 연휴에 엄마랑 크게 싸워서 추석 다음날 절에 올라갔다오자는걸 싫다고 저만 안 갔어요. 꿈에서 봤던 바로 그 절이요. 어차피 할머니는 좋은데 가셨어,하는 건방진 맘으로 전날 넘 힘들데 일한지라 그냥 누워서 낮잠을 자는데 꿈에 할머니가 나오셨어요. 예쁜 꽃분홍색 누비조끼 입으시고 웃으시면서 손녀딸 보러온김에 주무시고 가신다길래 이불도 덮어드리고 전기장판도 틀어드리다 꿈에서 깼어요.
혼자 속상하고 삐져서 할머니도 뵈러 안갔는데 손주보러 일부러 오신 것 같은 꿈을 꿔서 죄스럽고 슬프고 그러네요.
아직 조부모님 계신 분들은 꼭꼭 잘해드리셨음 좋겠어요. 꿈인데도 괜찮다고 웃으시면서 좋은 모습으로 보이시니 죄스러운 마음을 더 감출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