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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묵히고 있는 시 있으신가요
게시물ID : readers_15473짧은주소 복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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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0
조회수 : 37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9/13 12:17:19
중학교 때 강은교 시인의 '등불 하나가 걸어오네'란 시집을 좋아했습니다. 그 당시엔 그 중 어떤 시를 좋아했는 지 기억은 안 나지만 저금통을 깰 정도로 마음에 들었는 지 책장에 책이 꽂혀있더군요.
그저께 오랜만에 꺼내서 읽어보니 '장구 치는 여자' 란 시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의 속뜻을 알기 위해 고민하기보단 시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어감, 분위기, 속도감, 어조 등등을 즐겼어요.
이번에도 연을 끊지 않고 콤마를 계속 끊다가 마침표로 마무리 하는 게 장구 연주 하면서 점점 장단이 빨라지다 연주가 끝나 박수갈채를 받고 막이 내리는 느낌과, 소란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장구소리가 귀를 가득채워 오히려 고요한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머릿 속으로 음악을 상상하며 읽기도 하고 직접 소리내서 빠르기를 조절하며 읽기도 하다가 문득 신경쓰지 않던 속뜻에 관심이 생겨 다시 다른 마음으로 시를 여러번 읽어봤지만 전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어제 문학선생님을 찾아갔더니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이게 수능에 나오고 시험을 위해 읽는 시는 아니니 조급해할 필요가 있을까?
심심할 때 읽어보고 슬플 때 읽어보고 기분 좋을 때도 읽어보고 그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시를 느껴봐.
다른 사람의 해설을 찾기보단 시를 계속 읽어서 너만의 해설을 찾는 게 좋을 것 같아.

정확하게는 기억 안나지만 대충 저런 말이었는 데,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저만의 해설.
어느순간부터 시는 다 정해진 해설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찬찬히 묵혀둘 생각이에요. 끌리는 데로, 며칠동안 매일 읽어보기도 하고 방치하다가 몇 년 뒤에 읽어보기도 하려고요.
여러분도 그렇게 묵혀두고 있는 시가 있으신가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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