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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시인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의 마지막 구절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부당하고 비상식적인 일들에 묵과 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한 오래된 경고입니다. 정의가 시대의 화두인 오늘날에도 세상에는 부당하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넘처납니다. 어쩌면 인터넷 기사의 지나가는 몇 줄 뉴스 일지 몰라도, 여러분과 관계하고 있는 저의 일이기에 한번만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이런 일이 ‘저의 일’ 이 될 지 몰랐거든요.
저는 중학생이 되던해에 강원도 삼척의 산골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서 옮기게 되었지만, 친척분들의 배려 덕분에 그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곳에는 강원도 삼척에 터를 잡은지 오래된 (아마 여러분 대부분이 태어나기 전부터) 절인 ‘안정사’ 가 있습니다. 안정사가 자리잡은 골짜기의 나뭇가지 하나부터 돌맹이 하나까지 많은 신도분들의 정성과 사랑, 그리고 불심이 담겨 있습니다. 조금 올라가면 작은 폭포가 있고, 물이 맑으며 산세가 아름다운 그런 곳입니다.
10년 전, 처음 불연듯 도로가 난다고 했을때는 반대를 했습니다. 그냥 돌아가라고. 10년이 지난 오랜 투쟁 끝에는 다른 것 바라지도 않고, 그저 법대로,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일을 진행 해달라는 호소 만 할 뿐입니다. 그들은 사유 재산인 골짜기의 재산을 무참하게 짓밟으며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 어머니를 비롯한 여러 신도님들은 다치기도 하시고 경찰에 연행 되기도 하셨습니다. 그저 법을 지키라고 외쳤을 뿐인데 말입니다.
현재 상황은 아래의 기사에 나온 그대로입니다. 시공사는 물론이고 이를 관리감독하는 지방청까지 안정사 골짜기의 자연환경을 보존 하기 위해 환경 영향 평가를 실시하라는 안정사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습니다. ‘안정사’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보면 아시겠지만, 최근에는 공사 폐기물을 불법 매립하다 신도들에 의해서 적발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정의가 시대의 화두라고들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몇 몇의 사건들로 인해서 사람의 소중함, 법치의 엄중함,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을 배워왔습니다. 광장에 나가 그 시대의 변화를 몸소 느끼고 배우면서 내가 역사의 한페이지에 있구나라는 것을 몸소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오늘도 강원도 삼척의 어느 곳에서는 사람이 수단이 되고, 마구잡이식 개발과 그 죽일 놈의 돈이 목적이 되는 시대적 착오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적 착오를 바로잡기 위해선 그다지 할 수 있는게 많지는 않습니다. 저 조차도 먹고 사는 문제로 강원도에 못 내려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여러분들께는 좋아요 한번과 가능하시다면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조금 더 관심이 생기신다면 아래의 뉴스에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시거나 안정사의 밴드에 가입해 주시길 바랍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릴 수는 없겠지만, 지금 이순간 ‘저의 일’을 ‘우리의 일’로 만들어 주시는 대 도움을 주신다면 마음 속 깊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들이 모여서 우리의 시대는 물론이고 우리 다음 세대들의 시대까지 좀 더 살만해 지겠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밴드 주소 : http://band.us/n/abacT2V7e8Qc6
출처 | 직접 씀. 한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