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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재워줬다는거 기억하시는 분 계신가요 ! 후기입니다 !
게시물ID : humorbest_8780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W1ta
추천 : 507
조회수 : 38799회
댓글수 : 22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5/06 18:24:45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5/06 18:18:32
안녕하세요 !

4일 새벽에 가출한 여고생이 시키는거 다 할테니 잠만 좀 재워달라고 해서 타이르다가 여차저차 애 얘기들어보고 불쌍해서 자취방 데려와서 밥먹이고 자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되냐 물어봤던 글 올린 사람입니다.

원래 본문은 삭제했지만요 ..

많은 분들이 조언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좀 많이 늦었지만 그 뒤 얘기해드릴게요 .

그 때 애 잠들고 물어보고하다가 저도 잠들었습니다.

제가 9시에 알바교대시간이라 8시에 일어나서 씻고, 20분쯤에 애 깨워서 씻으라고 했어요.

애 씻는 동안 얘를 어떻게 해야되지 생각 했죠.

이상한 애 함부로 집에 들이는거 아니라고 다음날 잘 타이르고 보내고 집에 없어진거 있는지 확인하라는 댓글도 있었고..

그게 맘에 걸려서 그냥 보낼까 생각도 했는데 나쁜 애 같지도 않고.. 그냥 내가 이렇게 보내면 또 길거리에서 방황할거같고.. 불쌍해서 못보내겠는거에요.
 
그래서 이렇게까지 도와준거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고 생각했죠..

애 다 씻고 나오고 밥먹고, 오빠가 pc방알바가는데 갈대 없으면 같이 가자고 하고 출근하고 교대했습니다.

그리고 카운터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가까운 자리에 앉히고 컴터하게 놔뒀죠.

그리고 전 알바하면서 카운터 컴터로 어떤분이 말해주신 가출청소년쉼터같은 기관알아보고 했습니다.

근데 댓글에도 그렇고 어떤 블로그도 그렇고 그런 곳에 맡기면 몇 시간 보호해주고 집에 가라고 하거나, 부모한테 연락해서 데려가게 한다더라구요.

전에 글엔 서술하지않았지만, 애 아버지가 어머니랑 재혼한 새아버진데요.

맨날 술먹고 집에 들어와서 돈내놓으라고, 돈 없으면 딸 몸이라도 팔게하라고 막 그렇게 난장판부리고 그런답니다
그래서 애도 어머니한테 저 사람이랑 못살겠다고 이혼하라고 까지말했는데 이혼도 안한다는겁니다. 그래서 가출한 애죠.

그래서 부모도 정상적인 것 같지도 않고...기관에 맡기면 부모한테 연락해서 애가 다시 그 싫어하는 꼴 당할까봐 걱정도 되고...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는거에요..

내가 데리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결국 알바하는 7시간동안 답도 못찾고 생각만 하다 교대하고, 퇴근하면서 근처 식당에서 애랑 밥먹고 다시 자취방에 갔죠..

근데 애가 막 불안해 하는거에요.

왜그러냐니까.. 왜이렇게 자기한테 친절하게 해주냐고.. 자기 괜찮으니까 하고 싶은대로 해도 된다고... 

아 이 얘기 들으니까 진짜 속에서 너무 울컥해서... 애가 가출하고 얼마나 고생하고 어떤 대접받아가며 지냈길래 이러는건지..

오빠 아무 짓안하니까 여기 있고 싶은 만큼 있어도 되고 맘 편하게 있으라고 애 달래고 달랬어요.

그리고 하루종일 어떻게 해야될지 생각해보다가 도저히 답이 안나와서 친구들한테도 물어봤는데...

물어보고 진짜 친구냐, 아니냐가 갈렸어요.

사정이 어떻던 섹드립만 날리던 친구가 있고, 진짜 차근차근 들으면서 같이 걱정해주던 친구가 있고..

같이 걱정해주던 친구가 자기가 생각하기엔 쟤 데리고 있다가 아빠라는 사람이 쟤 찾는다고 별 짓다하다가 니가 데리고 있는거 알면 돈 뜯어낼려고 법적으로 책임묻는다 뭐라고 하지 않겠냐 그러더라구요.

들어보니 그것도 맞는거 같고...

근데 뭐 그래도 엄마라는 사람은 친엄마니까 자기 배로 낳았으니까 모정이란게 있지않겠냐 그러니까 한번 연락해서 애 데리고 있다고 해보는건 어떻겠냐 그러더라구요..

그 얘기듣고 30분정도 더 고민했는데 결국 부모한테 연락하는것 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솔직히 그냥 제 번호까고 연락했다가 엄마라는 사람도 미쳐서 경찰신고해서 막 일커지고 그럴까봐..무서워서 버스 타고 10정류장 정도 가서..
집에는 친구 놔두고 갔어요.
공중전화로 전화했어요.. 아마 저녁 9시쯤 됬을겁니다.

그리고 다정이(가명) 제가 데리고 있다고 하니까 어머니가 우시더라구요.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다짜고짜 욕하고 신고한다고 할까봐 겁났었거든요..)

애한테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문자해도 보는거 같지도 않아서 엄청 걱정했다고 
애 잘있냐 어디 다친데는 없냐 무슨 험한일 당한거 없냐면서..

애 잘있다고 걱정말라고 하고 어떻게 제가 데리고 있게 됬는지 차근차근 설명드렸어요.

그러니까 어머니가 그 새아버지란 남자랑 한달전부터 그러니까 다정이가 가출한지 얼마안되서 따로 살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남자때문에 자기딸이 가출해버리니까.. 모든게 싫어졌다고.. 그 남자랑 결혼한게 죄 자기 죄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다정이 보고싶다고 애 좀 바꿔주면 안되겠냐 애가 너무 보고싶다시더라구요.

지금 공중전화라서 좀 그렇고 30분정도 후면 집에 도착하니까 그때 다시 전화드린다고 하고 끊고 자취방으로 갔어요.

그리고 애한테 니 어머니랑 통화했다 어머니가 보고싶어하신다 이제 그 남자안봐도 된다 걱정마라 잘 말해주고 어머니랑 통화하라고 하고 통화시켜줬죠.

애가 엄마 목소리듣더니 엄청 울더라구요...나도 괜히 눈물나서 그때.. ㅠㅠ

쨌든 그 날 시간도 늦었고 오늘까지만 애 재우고 다음 날 애 데리고 어머니한테 찾아간다고 했어요.

그렇게 통화 끝내고 우는 애 달래고 12시까지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자고, 저는 아 이런 미친 과제안했다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새벽 1시에 일어나서 과제할 준비하다가 연휴라는 걸 생각해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다시 잤어요.

8시에 일어나서 애 깨우고 씻고 어머니한테 주소 받은 곳으로 갔습니다.

거의 다 도착했다고 어머니한테 전화하니까 멀리서 누가 엄청 뛰어오시더라구요.

네. 애 어머니죠. 

애 보자마자 끌어안고 울고 하시는데.. 얼마나 슬프던지 ㅠㅠ

그리고 저한테 막 고맙다며고맙다며 손잡고 계속 그러시고 ㅠㅠ

흰봉투 하나 주셨는데 아마 돈이었을거에요. 

전 됬다고 다정이 맛있는거 사주라고 먹고 싶은거 많을거라고 하고 돌려드리고 인사하고 다정이보고 가출 다시는 하지말라고 하고 왔습니다.

정말 뿌듯하더라구요 ㅎㅎㅎ

집에 가면서 애가 고맙다고 톡 보내주고 ㅎㅎㅎㅎㅎ 멋지대욯ㅎㅎㅎㅎㅎㅎㅎㅎ

어 근데 마무리..어떻게 해야되지?

어...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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