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7년동안 삼성 골수팬이었다.
아니 오늘 확인한 사실인데 사실 배영수팬이었다.
그래서 나는 배영수를 따라 팀을 바꾸려고 한다.
그렇다.
나는 철새다.
솔직히 어중간한 팬들 말고 삼성 골수팬들은
다들 내색안해도 짐작하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본인이 응원하는 팀이니까 내색을 안 할 뿐.
삼성은 배영수를 철저하게 버렸다.
1. 삼성은 선수들에게 돈을 후하게 챙겨주는 팀이 아니다.
그러니 삼성이 배영수에게 돈을 후하게 챙겨줬을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좀 그만 했으면 한다.
정확히 말하면 쓸모있는놈은 강하게, 쓸모없는 놈은 냉철하게 대하는 팀이다.
박한이와 조동찬을 보자. 둘이 비교가 되는 클레스인가.
둘의 팀 기여도는 어떠한가.
박한이가 적게 받은 이유는 단 하나다.
이제 쓸모가 없다.
강명구의 2011과 2012 시즌을 본 사람은 알것이다.
그의 팀 기여도가 어떠한가.
그는 얼마전 방출당했다.
이제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배영수는 언제부터 쓸모가 없었을까 ?
2007년부터 쓸모가 없었다.
야구를 좀 아는 사람들은 알것이다.
강속구 투수의 팔꿈치 수술은 선수생명 종료를 의미한다.
배영수처럼 구속 전체가 30km 하락하고 나서 부활하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그럼 왜 냉철한 삼성은 배영수를 바로 버리지 않고
2010년에도 FA 계약을 해 준것인가
국민정서 때문이다.
배영수가 역대급 에이스가 아니었다면.
삼성이 2005,2006 시즌 우승을 하지 못했다면
배영수는 버려졌을 것이다 그때.
삼성은 눈치를 봤다. 언제 배영수를 버려도 좋을것인가.
그리고 오늘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한 삼성팬들이 많다.
국민정서 때문이다.
2. 삼성은 검증된 자들의 세계다.
오늘 보이는 많은 리플중에 참 정말 순진한 리플들.
"신인 육성을 해야한다"
"만년 유망주에게 기회를 줘야한다"
이런 류의 글들 보고 정말 웃겼다.
신인 육성은 경기를 통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육성은 끝난 상태에서 검증 받는곳이다.
더 쉽게 설명하면 정인욱을 5선발로 시즌을 꾸린다는 것은
정인욱을 키우겠다는 것이 아니고 정인욱이 이미 배영수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신인과 유망주는 이미 경기장 밖에서 육성이 끝난 것이며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능 상황 혹은
팀이 그 당시 게임 이나 시즌 자체를 압도할 경우에
틈틈히 출전하여 검증 받는 것이다.
3. 삼성의 불팬 배영수라는 진짜 웃기는 상상
이건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감이 안온다.
삼성 필승조는 구속 혹은 구위가 압도적인 것을 선호한다.
혹은 좌투수이거나.
배영수에게 불팬을 하라는 것은 패전 처리를 하라는 건데.
패전처리야 말로 유망주들의 검증소 같은 곳인데.
푸른피의 에이스에게 그게 말이 될까.
삼성은 배영수를 철저하게 버렸다.
나는 배영수의 팬이다.
나는 배영수가 삼성 5선발에 합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이번 시즌 임창용이 블론 몇개 해서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다 헛소리다.
2011. 2012, 2013 오히려 배영수는 운이 좋았다.
이상하게 배영수만 나오면 타선이 폭발했고 정신력은 높았다.
솔직히 말하면 배영수 타팀가면 4-7승 투수다.
삼성 선발로 한 참 모자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런 모자람을 싫어하는 삼성팬들도 늘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만큼이라도, 기적처럼, 부활한 배영수를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냉철한 삼성의 프론트가 배영수 만큼은 눈감아 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하지만 오늘 삼성은 배영수를 철저하게 버렸다.
배영수를 어떤 팀이 데리고 갈지 모르겠다.
이 거품 시장에서도 배영수의 팬이 보는
배영수의 적정가는 20억이다.
그 이상을 쓰는 구단은 손해를 볼 것이다
알고있다.
삼성이 비상하려면 배영수는 버려야 한다는 것을.
배영수가 어떤 팀을 가든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그래도 난 배영수가 있는 팀에서
매일 조마조마해하며 배영수 선수를 응원할 것이다.
오늘 삼성은 배영수와 나를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