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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게시물ID : panic_878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찌질하네
추천 : 18
조회수 : 134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5/15 13: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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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는 미술부의 여선배를 좋아한다.

학교에 편입을 해서 학과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던 시절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친구들을 만들어주고 조언을 해주기도 하며 가끔씩 보여주는 미소에 어느 순간 빠지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 나도 대학을 졸업하고 선배는 작지만 자신의 개인 작업실을 만들만큼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

처음으로 찾아가본 선배의 작업실은 그림은 그리 많진 않지만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여기저기 걸려있고 좋은 냄새가 났다.

갑자기 찾아온 나를 본 선배는 깜짝 놀라며 그리고 있던 그림을 숨기면서 완성되지 않은 그림을 보여주긴 싫다면서 수줍은듯이 말하였다.

언뜻 보기엔 빨간 머리의 여자가 장미꽃을 들고 환하게 웃는것 처럼 보였다.

개인적인 생각이었지만 왠지 여자의 얼굴이 선배를 닮았던것 같았다.

가끔씩 선배를 찾아가 정리를 도와주거나 밥을 사는등 점점 사이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여느때 처럼 정리를 도우려고 할때 쯤 창고를 정리하던 선배가 배고프지 않냐면서 사양함에도 불구하고 조금 거리가 있는 편의점으로 갔다.

그 사이 정리가 끝난 나는 내친김에 선배가 정리하던 창고도 정리하려고 들어갔다.

창고라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비린내가 풍겼다.

선배는 아마도 이런 냄새를 맡게 하기 싫어서 나를 창고에 들여보내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여튼 안 좋아할 수 없는 선배라니깐.

그런 생각을 하며 둘러볼때 이젤위에 가려져 있는 그림이 눈에 띄었다.

호기심이 발동해 덥개를 치우고 그림을 보니 예전에 선배가 완성하지 않았다면서 숨긴 그림이었다.

비릿한 냄새가 더 심해진것 같지만 그것도 잊혀질만큼 그림은 아름다웠다.

검붉은색머리의 여자와 장미가 잘 어울리는것 같았다.

적어도 내 눈엔 그랬다.

그림을 넋 놓고 감상할 쯤에 돌아온 선배는 나를 데려와 어느새 차려놓은 음료수와 삼각김밥이 있는 테이블에 앉혔다.

안 그래도 정리하느라 힘을 많이 소모한터라 배가 고팠던 나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배가 부르고 나니 노곤해져버려서 휘청휘청 거리니 선배가 웃으며 근처 소파를 가리키며 한숨자라고 했다.

곧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잠에 들려고 할때에 선배의 기쁜 목소리가 얼핏 들린다.

"마침 물감이 필요했는데 잘 됐네."

새 물감이라도 도착했으려니하며 조그마한것에도 기뻐하는 선배에 마음속으로 웃으며 깊은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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