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10시 45~50분경. 집앞 버스정류장 앞 도로에서 차에치인 아기고양이를 봤습니다.(왕복2차선 동네길) 분명 제가 길을 건너기전엔 없었는데 길을 건너고, 버스가 오는지 왼쪽만 바라보다 무심코 오른쪽을 돌아보니 얼굴 주둥이쪽을 치인듯 머리는 도로에 놓인채로 일어나려고 몸만 발버둥 치더군요.
저. 고양이 좋아합니다. 엄청요. 부모님집(시골)엔 키우는 고양이만 다섯마리에 오가는 동네고양이까지(마당에 놀러와서 밥먹고 감) 열댓마리는 족히됩니다.
그런데 오늘 그 모습을 보고 눈을 질끈감고 고개를 돌렸습니다. 차에치인 고양이 구해본적 두어번 됩니다. 비록 모두 살진 못했지만요.
오늘 그 아기냥이 .. 솔직히 병원에 데려가도 살것 같지가 않더라고요.. 출근시간도 이미 조금늦어서 고민이 됐던것도 사실입니다.
그사이 1분남짓한 시간이었는데, 그래도 제가 양심은 있었는지 살지 못하더라도 노력은 하자 싶어서 아기냥이를 데리러 두세걸음 떼자마자 곧 움직임이 멈췄어요.
신호가 바뀌고 차는 서너대 지나갔죠. 차들은 모두 아기냥이를 피해서 가주었습니다. 저는 이미 숨이 멈춘 아기냥이를 손에올려 도로를 벗어날수밖에 없었고요 ..
따뜻했습니다. 말랑하고 폭신하고.. 세상에 나온지 두어달 밖에 안돼보일만큼 작았고 죽지않을만큼만 먹은듯 왜소했어요.
두손으로 안아들고 인도로 돌아왔을땐 너무, 너무많이 늦어버렸죠. 죽은 아기고양이를 손에들고있으니 버스도, 택시도 안태워주더라고요. 동네길이지만 서울은 서울인지라 근처에 묻어줄만한 곳도 마땅치 않고..
결국 출근 압박에 정류장에서 조금떨어진 전봇대 아래 깨끗한 스티로폼박스(누군가 버리고간것)에 눕혀놓고 왔습니다.
길가던 누군가는, 죽은 고양이를 봤다고 기분나빠할수도 있겠죠. 안됐다고 생각해주는 사람도 있겠죠. 누가 죽은고양이를 이런곳에 두었냐고 화내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출근하러 오는 내내 울컥이는 마음에 쏟아질것 같은 눈물을 꾹 참았는데, 조금 진정이 되고 다시 생각해보니 아기냥이를 그곳에 그렇게 버리듯 두고오는게 아닌데..싶네요.
지금와서 이렇게 생각하고 아무것도 할수 없는것이 핑계고 이기적인것 알지만 가슴이 미어집니다 ..
마음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미안해 죽겠습니다. 다친것을 보고도 눈감고 고개를 돌리고, 살아있을때 구해주지 못한것이 출근 핑계로 그렇게 버리듯 길가에 두고온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