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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에 나가떨어진 헤딩라인뉴스
게시물ID : humorbest_878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나가던
추천 : 46
조회수 : 2554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3/22 20:06:33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3/22 00:00:59
펌)외압에 나가떨어진 헤딩라인뉴스  
   번호:64196 | 추천:18 | 조회:8280 | 2005-03-21     
KBS 헤딩라인뉴스가 한나라당의 외압으로 폐지되었다는 뉴스를 저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는데, 제가 자주 오는 이곳에서는 막상 이슈가 안 된 거 같습니다. 저 밑에 하나 있긴 있는데 한나라당 논평에 대한 반박성 가벼운 글이라.. 

아래 글을 퍼왔습니다. 출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mediamob.co.kr/toytols/Post/PostView.aspx?PKId=39560 


한나라당 의원들이 항의방문 했다더니, 결국 시사투나잇의 헤딩라인뉴스 코너가 폐지된다네요. 이거 좀 심한 거 아닌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KBS 항의방문 때 정연주 사장이 너무도 쉽게 프로그램 코너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해서 그냥 헐리웃 액션이려니 했더니, 결국 이주까지만 방송하고 그 이후에 폐지한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대요. 

흠. 헤딩라인뉴스가 요즘 들어 신선도가 떨어진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래도 시투, 하면 헤딩보는 재미로 보는 프로 아니었나? 아니 재미는 둘째치고, 의원들 항의방문과 사장의 한마디에, 한 공영방송사 프로그램의 코너 하나가 졸지에 사라져버린다? 물론 시사 풍자라는 것이 시사현안에 대한 가치판단을 담고 있는만큼, 시청자들의 반발이나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사 풍자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좀 세련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면 오히려 더 지원을 해서 발전시킬 수 있게 해야 하구요. 

게다가, 
난 정말 도대체, 

미켈란젤로와 마사치오의 명화를 패러디한 이번 사건이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성적 모독이라는 주장 자체에 찬성할 수가 없네요. 꼭 명화라서 좋다는 게 아니에요. 낙원추방, 슬피 우는 아담과 이브가 낙원에서 쫓겨나는 그 장면, 그 맥락, 대체 어디에서 음란,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죠? 끈적끈적하게 남녀가 뒤얽힌 사진이라... 성당벽화에 그런 게 다 있다니 그 성당 참 인파로 넘치겠군요. 

게다가 13일간 단식한 사람을 놀려대는 못할 짓이라느니 하는 말은 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요.아니 정치인이 정치력 없어서 단식이니 삭발이니 쑈로 문제해결하려 하는 우리 정치현실, 조롱당해 싸지 않나요? 대체 단식이니 삼보일배니 삭발이니 하루라도 없는 날이 있나요? 지율스님처럼 힘이 없어서 단식을 한답니까, 군사정권 때처럼 가택연금이라도 당했답니까! 뭐그리 잘한 짓이라 도의를 지켜주고 말고 해야되죠? 오히려 그런 어설픈 온정주의가 계속 저런 정치인들을 양산해내는 거 아닌가요? 

다 좋아요. 한나라당이 다 옳다 칩시다. 하지만 그렇자 해도 폐지가 부당한 것은 자명한 일 아닌가요? 헤딩라인은 그야말로 유일한 시사풍자 프로였어요. 이 새로운 시도가 하나의 물꼬를 터서 뻗어나가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초라하게 풍자? 어림없지 하고 막을 내리게 된 거예요. 아 정말 이건 방송문화, 풍자문화 정치문화를 향한 테러라구요. 안되면 출동해서 방송사 가서 항의하고 폐지 시킨다. 재미붙이고도 남을 일 아닙니까? 옛날 '회장님 우리 회장님' 이후로 시사풍자 코너가 발을 못 붙였던 것은 정계 재계 등등 관련자들의 이런저런 외압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정치인들이나 재벌의 입맛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은 아예 만들지 못했구요. 그나마 새로운 시도였던 헤딩라인뉴스가 이런 얼토당토 않은 외압에 밀려 없어진다니.오히려 해법은 헤딩라인뉴스와 조금 다른 논조를 가지는 시사 풍자물이 등장하고, 그것이 시청자들로부터 냉엄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그런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문제가 있는 방송을 하면 먼저 여론이 들고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포털 가봤더니 대부분 무덤 속 마사치오에게나 사과해라, 는 반응들이 대세길래 설마 이렇게 폐지까지 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아니 제대로 된 여론형성 과정 자체도 없이 한나라당의 폐지 주장을 정연주 사장이 순식간에 수용해버린 것은 대체 뭐죠? 이제 누가 사 풍자 프로그램 만들려고 하겠습니까? 쨉도 안되고 한 주먹에 나가떨어지는데... 

공영방송, 공영방송 하는데 그 공영방송의 뜻은 대체 맹물방송이란 뜻인가요? 영국의 BBC 같은 공영방송도 정치인을 죽이고 머리를 톱으로 써는 등 '과격한' 패러디물을 방송합니다. 공영방송은 상업논리에 지배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공영방송이지, 누구에게나 다 마음에 드는 무난한 방송을 만들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건 상업방송이 추구해야 되는 거죠. 

헤딩라인뉴스를 통해 이 나라 방송과 언론이 많이도 달라졌구나 즐거워했던 사람으로서, 통쾌하게 웃고 시청료 내는 게 덜 아깝게 느껴지던 경험을 한 사람으로서, 정말 씁슬하기도 하고 분통이 터지기도 합니다. 정 문제가 있으면 징계나 경고조치라는 과정도 있잖아요? 어떻게 한방에 떨어져요, 대체 한나라당이 무엇이관대. 코너 폐지는 말도 안 됩니다. kbs 그리고 특히 제작진들. 이대로 물러서선 안됩니다. 이건 엄연히 잘못 된 일 아닌가요? 저는 헤딩라인 뉴스를 반드시 계속해서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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