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절대 그치지 않겠지.
햇살이 비추는 일도 없을 거야.
바람만이 지나는 이 곳에 몇 달째 머무르고 있다.
아니다, 몇 년이구나.
날짜 감각도 사라진지 오래라 가늠하기 어렵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2시 17분이다.
오랜 시간동안 2시 17분이었다.
흠뻑젖어 추위에 떨기 싫어서 외출을 하지 않게 됐다.
어차피 밖에 나가봤자 아무 것도 없다.
하늘에는 별이 없고, 길에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나도 없다.
어둠 속에서 정처없이 걸어다녀도 아무 곳에도 도달할 수 없다.
방향을 바꿔도 다시 그 길이 나와 마주할 뿐.
이 길이 태평하고 잔인한 괴물처럼 느껴지게 됐다.
무언가를 먹으면 입 속에서 재로 바뀌고, 물은 진흙으로, 불은 차갑고 음침하게 사그러진다.
몇 번이고 자살을 시도해봤지만 실패했다.
밧줄에 목을 달아보기도 하고, 욕조에 물을 받고 들어가 누워있기도 했다.
심지어 약을 통째로 입에 털어넣은 적도 있다.
아마 죽음도 이 곳을 잊은 모양이다.
시간은 떠나가고 신조차 단념한 이 작은 곳이 내가 받는 벌이다.
몇 해 전, 나는 한 사람을 죽였다.
비바람이 치던 그 날 밤, 그 사람은 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속절없이 굴러가는 바퀴를 멈추지 못했다.
나도 나를 멈추지 못했다.
그래서 시간이 나를 멈춰주었다.
내가 그 사람을 멈추게 한 시간이 2시 17분.
앞으로도 오래토록 2시 17분일테지.
출처 |
I don't think this rain is ever going to End
https://redd.it/4ji5sa by largest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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