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례식장 갈 일이 있었어요.
집 근처 병원인데다가 택시 타면 삥 둘러 갈 것 같아서 집에 있던 자전거를 끌고 나왔어요.
오빠가 안장을 본인 키에 맞춰 거의 끝까지 올려놔서 앨레베이터 타고 내려가는 동안 조임쇠 풀고
제 키에 맞췄는데 제가 급하게 하느라 꽉 조이지 않았는지 달리다보니 안장이 제일 아래까지 내려갔어요.
평소같았으면 세워서 안장 다시 조절하고 탔을텐데 빨리 가야한단 급한 마음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계속 탔습니다.
솔직히 무릎이 아파왔지만 그런거 신경 쓸게 못돼서 탄거였는데,
제 뒤에 오시던 헬멧까지 풀장착하신 라이더분께서
제 옆으로 와 달리시며
'안장이 너무 낮은데... 그렇게 타다가 무릎 나가요!' 하심.
타다보니 이렇게 되었다며 괜찮습니다~ 했더니 한 10미터쯤 더 달리시다가 잠깐 서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사실 급하기도 했고 병원까지 100-200m도 안 남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거절할까 고민을 잠깐 했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멈췄네요.
친절한 그 분은 보행자 도로쪽으로 손수 자전거 옮겨서 안장 높여주심 ㅠㅠ
그리곤 씨익 웃으시면서 쿨내 풍기시며
'안장은 꼭 키에 알맞게 타고 다녀요~' 하시고는 떠나셨어요.
장례식장 가는 길이라 정신도 없고 마음도 너무 안좋고 그랬는데 그 분께서 베풀어주신 호의 덕분에
조금이나마 마음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ㅠㅠ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