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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문희상 의원 오마이 인터뷰
게시물ID : sisa_8797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닥호
추천 : 43
조회수 : 1936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7/03/31 19:33:12

▲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치열 기자.


-박근혜 당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여러 차례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을 것 같다. 그때는 어땠나.


“대통령 되기 전과 후가 너무 다르다. 박근혜 당시 의원과 같은 상임위에 있었다. 당시 내가 받은 인상은 우아하고 똑똑하다는 것이었다. 아우라라고 해야 할까, 분위기에서도 왕가에서 나온 그런 느낌이었다. 나도 속은 거다.


당시 박근혜 의원은 피드백이 가능한 의원이었다. 당시에는 질문을 하면 나오는 답변에 대해 재차 질문하는 여성의원이 많지 않았는데 (사안에 대해) 다 숙지하고 들어왔다. 대정부질문에서도 준비를 많이 해왔다. 바보는 아니다. 똑똑한 사람이다.


그 이후에는 (박근혜씨를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 만났다. 당시 나는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대여섯번 만나고, 대표들끼리도 만나고 상임위원장들하고도 같이 들어가서 만나고 했는데, (박근혜씨를) 만난 날이 내 생일이었다. (박근혜씨가) 내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주더라. “생일 축하드려요. 제가 ‘께이끼’도 준비했어요”라고 말했다. 아마 아버지가 케이크라는 말을 ‘께이끼’라고 발음했나 보더라. 그건 우리 어린 시절에나 듣던 말 아닌가.


당선자 시절부터 불통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정권 출범 이후 정부조직법 통과만 57일을 끌었다. 그건 여야가 합의해서 이미 끝난거다. 여야끼리 양보하고 양보하고, 밀고 당기다가 결론낸거다. 근데 청와대에서 57일을 끌어서 정부조직이 안됐다. 그때부터 느낀거다. 소통이 안된다는 것을.


지금 와서 생각하니까 (박근혜씨는) 왕가의 공주로 로얄패밀리의 일원이다가 반정에 의해 쫓겨난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지난 18년간) 은인자중하고, 있는 힘을 모으고 있다가 성공해서 다시 들어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당선되면서 도로 왕이 된 거다. 사고 자체가 유신에 멈춰 있어서 왕가의 공주 같은 사고를 하고 있다. 당선 이후에도 소통 하라고 말씀드렸는데 (박근혜씨는) 아무 말도 안하고 미소만 짓더라.“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지켜보셨는데, 이들의 소통 스타일을 평가해달라.


“노무현 대통령은 (여러 사람들을) 싸움을 붙이는 쪽이었고 김대중 대통령은 복음을 전파하는 예수 그리스도식의 소통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매사가 토론이었다. 예를 들어 국무회의에서 건설교통부 장관이 국토개발사업 계획을 제안하려고 하면, 대통령은 ”환경부 장관 생각은 좀 다를텐데요“라며 싸움을 붙인다. 환경부에서 환경문제가 우려되니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보자고 하면 대통령은 ”개발 착수가 늦어지면 경제적으로 손실이 있지 않느냐“며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한 마디 하라며 토론을 하게 만든다.

김대중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설파식’이었다. 토론이긴 했지만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울 만큼 자신의 논리가 뚜렷했다. 우리끼리는 (그 논리를) ‘말씀’이라고 불렀다. 자신의 논리와 철학 등 상황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정리되면 청와대 비서들이 여러 기자들에게 설파를 하는 거다.

(편집자 주: 토론을 즐겼던 노무현 대통령조차도 토론에 실패한 인물이 있다. 문 의원은 자신의 책에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 교회 목사를 꼽았다.

책에서 밝힌 일화는 이렇다. 노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자리에서 조 목사는 들어오자마자 성경책부터 펴더니 “일단 성경 봉독을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봉독 후에는 설교를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기도하겠습니다”라며 기도를 시작했다. 노 대통령과 문희상 당시 비서실장은 얼떨결에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아멘” 소리와 함께 기도가 끝나자 조 목사는 조용히 인사를 하고 일어나서 방을 나갔다. 그 면담에서 노 대통령이 한 말은 “네 그러십시오”와 “아멘”, 두 마디가 전부였다.)


-책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비선실세’가 유시민씨와 문성근씨가 아니었냐고 지목했는데.


“그 분들과 노 대통령이 따로 모임을 만들어 만난 건 아니고 (그 두 분으로 짐작되는 사람들과) 문자를 주고 받는 것 같더라. 노 대통령이 ‘이러한 의견도 있으니까 참고하라‘고 (청와대 비서실에) 보여주는데, 내용이 기가 막힌다. 문자가 주로 어투가 다른 두 가지 스타일로 오는 것 같았다. 내용은 주로 ‘아니오’라고 하는 말들이다. 문자로 말을 공손하게는 하지만 (노 대통령이) 틀렸다는 얘기를 강하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비선실세’라고 했지만, 이들처럼 충고하는 비선은 얼마든지 괜찮다. (그 사람들과 노 대통령 간) 신뢰가 깊으니까 나를 위해 진정성있게 충고하는구나 하고 받아들였고, 서로가 통찰력이 있지 않았나. 또한 결과적으로 (충고 행위가) 헌법과 법률 위반은 아니다. 이들은 실세로서 인사와 예산 등에 관여하겠다고 한 건 아니었다. 최순실은 비선이 되어서 인사와 예산에 관여했다. 인사도 결국 돈이고 예산(관여)은 아예 정부와 뭔가 해먹겠다는 것이다.

시스템에서도 걸러야 한다. 민정수석실은 대통령의 비선과 가족 등 측근을 다루는 부서다. 우병우 수석은 (비선실세를) 막기는커녕 도와준거다.“


-민주당 내 대통령 주자들이 차기 대통령으로서 시대정신이나 자격을 잘 갖췄다고 생각하는가.


“안희정 지사에게는 내가 개인적으로 많은 얘기를 해줬다. 충분히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언젠가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이번에는 타이밍이 안 맞았다. 경선은 당내에서 이겨야 한다. 그런데 지금 본선 같은 얘기만 하고 있지 않나. 적폐청산으로 새로운 시대를 만들자는 게 (시대정신의) 초점인데 적과도 동침하자는 얘기를 한다. 그건 경선이 끝난 그 다음의 얘기다. 적시에 적합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그게 안타깝지만 지금으로서는 도리가 없다.


현재 시대 정신에 제일 맞는 건 이재명 후보다. 적폐청산이라는 딱 맞는 말을 한다. 사이다 발언으로 타이밍에서 히트를 너무 잘 친다. 다만 여론만 가지고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경선)는 조직과의 싸움이기도 한데 여기서 밀리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뒤집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건 경선에 관한 한 예정된 수순이다.“


-도덕성으로  따지면 어떤 후보가 가장 낫다고 보시나. 


“문재인 후보. ‘미스터 도덕’이라고 말하지 않나. 그래서 고구마, 답답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진짜 권력 의지가 있느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고지식하다.”


-문재인 후보가 민정수석으로 있었을 때 느꼈던 인상을 말해달라.


“사슴같은 눈망울과 백면서생. 문재인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하려고 하니까 내가 막 항의했다. 민정수석도 또 백면서생을 시키냐고 했다. 아무래도 검찰 출신을 데려와야 검찰개혁을 하지 않겠냐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문재인 당시 실장이) 통찰력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다, (자신이) 여러 번 경험했으니 나중에 후회 안할 거라고 했다.


내 매제가 경찰청장 유력 후보로 올라있던 적이 있다. 점수도 제일 높았고 지역 안배차원에서 유력했다.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 나 있는 자리에서 눈을 똑바로 뜨고 ‘점수가 제일 높고 여러 가지 지역 안배 차원에서 와야 하는게 맞는데 문희상 실장 매제 아닙니까. 이게 공평한 인사라고 할 수 있냐’고 따박따박 말하더라. 그걸 듣고 내가 정신이 번뜩 들었다. 반박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지극히 당연하고 원칙적인 지적이었다.“

출처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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