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점쟁이 할매다. 꼭 보아라.
게시물ID : panic_879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루나틱프릭
추천 : 26
조회수 : 6081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6/05/22 21:33:26
옵션
  • 창작글
져간 방석 갖다 놓거라.
그 물건이 어떤 것인지 아느냐?

언제 뒤졌나 기억도 안나는 우리 영감.

우리 영감은 첩이 하나 있었더랬다.
검은 눈동자에 양 뺨이 붉고 앵두 같은 입술에
도화살이 끼어서 사글사글한 눈매가
내가 봐도 연모할만한 모양새였니라.

사람이란 질투하면서 산다고 했니라.
우습게도 나는 그 첩년이 부러웠고 영감이 원망시러웠다.
동네 용한 의원을 데려와 독살하려고도 해봤거니와
밤에 몰래 비수를 꽂으려 했건만
번번이 실패하고 그것을 들켜 영감은 나를 때렸다.

한 날은 그 첩년을 방법하고자
동네에 용한 무당을 찾아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
방도가 있다며 알려준 것이 있었다.

바로 그 첩년의 옷을 잘라다가 가져오면 
거기에 경면주사로 무언가를 써 줄텐데
그 물건을 방 안에 두면 효험이 있을 것이라 말했다.
다만 그 물건을 방에서 내놓는다면
그 첩년이 죽은 후 너를 말려 죽일 것이리라며.

나는 그 날 밤 첩년의 옷을 세 치 정도 잘라갔었다.
무당은 거기에 뻘건 주사로 무언가를 휘갈겨 쓰고는 나에게 건넸다.
절대 이 물건을 방 안에서 떨어뜨리지 말라면서.
나는 그 물건을 내가 깔고 앉는 나일론 방석에다가 기워
들키지 않게 잘 숨겼다.
그러고 며칠이 지나니 첩년은 원인 모를 병으로 죽었다.
영감탱이는 그 첩년을 그리워하다 따라 죽어버렸다. 망할 영감.
그 후로 나는 신을 받아 점쟁이가 되었다.

그러니 내 방석을 가져간 이는 보아라.
한시바삐 그 것을 돌려다오. 다 주지 않아도 좋다.
거기에 기워진 부적이라도 돌려다오.
첩년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점점 모미 굿어가는고나.

깔고 안진 나이록
방석 갓다 노라

안 갓다노면
방법한다

방법하면
손발리 오그라진다

갓다노면 안한다.

제바---------------------------
출처 inspired by. 방법할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