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밤에 문 닫은 슈퍼마켓 앞에서 혼자 연습하면서 말이지.
그날도 평소처럼 혼자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앞에 있는 아파트 복도 창문이 보였다.
꼭대기층 창문 난간에, 팔에 얼굴을 괴고 나를 쳐다보는 사내아이가 보였다.
초등학생 정도일까.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불은 켜져 있는데, 역광이 져서 얼굴에 그림자가 졌거든.
하지만 확실하게 시선은 느껴졌다.
기분 나쁘다고 생각했지만, 거기만큼 연습하기 좋은 곳이 없었다.
그런데 매일 같이 거길 오가는 사이 나는 무언가를 깨닫고 말았다.
그 사내아이가 하루에 한 층씩 내려오며, 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그날부로 나는 스케이드보드를 때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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