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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세요. 인터넷에서 관심받고자 글을 쓰는걸가요.
게시물ID : phil_97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라빠돌이
추천 : 1
조회수 : 607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4/09/18 17:42:09
저 본인이 가장 이해가지 않는것이 바로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있는 덧글 달아달란것이나 좋아요를 눌러달란겁니다.
글세요.

제가 보기엔 진정한 지옥도를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런것이죠.
저에게 글쓰기란 태제에 저항하는 안티태제였습니다.
본신을 차지하려는 분신이고
빛을 삼키려는 어둠이기도 하고
어둠을 몰아내려는 빛이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내 조카가 평하길 "삼춘은 타고난 반골의 상이다"라고 평하죠.
조카랑 삼국지 IF를 거진 십년을 했거든요.


저는 아주 일관된 특징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그 게시판에 주류에 항거하는 글쓰기죠.
왜냐하면 저는 어렸을때부터 선악론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선악이 있는가. 자기자신을 면밀히 살피다보면 어느면은 선하기도 어느면은 악하기도 합니다.
즉 선악이 먼저 있는게 아니라 선악론에 대입시키면 자기자신이 둘로 갈라집니다.
그 중에 하나는 유지하고 하나는 버리란게 선악론인데요. 이건 인격자살하는거나 다를게 없습니다.

그래서 싫어하죠
선악론을 중심축으로 잡으면 내가 매우 괴로워지니까요.

그래서 제가 안티태제화 된겁니다.
그곳에 대세가 빛이되면 내가 어둠이 되고 그곳에 대세가 어둠이 되면 내가 빛이 됩니다.
그렇기에 나랑 토론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가면 왜 햇던말이 달라지냐고 말하죠.
그러면 제가 말합니다.
시선을 달리하면 다른것이 보인다.
지금은 그것이 절대 옳고 저것은 절대 틀리다가 아니면 안티태제화 되지 않죠.


여튼 이런 반골의 상이었기 때문에 10년넘는 인터넷 글쓰기는 나에겐 괴로움이었습니다.
언제나 나는 소세고 나 혼자서 20~30명을 상대하는게 기본입니다.
잘해봐야 나 포함해서 3~4명이고 그 3~4명도 큰 틀에서 같을뿐 디테일에서 다 다른 의견들이죠.
즉 연합했을뿐이지. 같은편은 아니란겁니다. 서로 글을 쓰다가도 그건 아닌듯하다. 나랑 다르다란 부분이 나오죠.
괴로우면서 글쓰기를 왜 그만두지 않았을까요.

글쓰지 않고 그 독선적 대세로 변모한 대세가 선악론과 흑백론을 펼치고 다니는것을 두고 보는게 더 괴로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 생각이 대세화되면 저는 더 이상 글을 안씁니다.
힘의 균형이 찾아왔다고 생각되니까요. 여기서 더 나아가 내 생각이 다른이들에 의해서 또 다시 독선적 대세로 변모하면 거기서 이탈하죠.
그리고 그걸 까부숩니다.

까부수는건 너무 쉽죠. 왜냐하면 그 생각에 기초를 내가 많이 만들어냈기 때문에 내 자신의 정당성을 훼손시키면 됩니다.
제가 가장 자주쓰는 레파토리가 "나도 인간이고 생각이 이리저리 바뀌는데 그 생각중에 하나인것을 왜케 금과옥조로 여기는가"라고 말하죠.
그럼 그냥 박살이 납니다.
사실 여기 부분이 중요하죠.
대세가 박살이 났을때. 더 이상 대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소세의 나락으로 떨어졌을때에 살아남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누가 말했던. 성자가 말했던 도둑이 말했던 상관치 아니하고 그 말과 의견과 주장이 자기 내면화 되어 지속적으로 의심하며 검증하던자.
그런 사람이 대세가 박살나면서 더욱 시간이 지나면 더 정교한 금자탑을 만들어서 돌아오죠.


사실 일베저장소에서 일베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구. 블로그에서 내 글에 덧글이 많이 달리고자 하는 욕구.
이건 사실 글쓰기라기보다 사회적 욕구. 인간이 가지는 사회욕망에 가깝습니다.
뭐냐면 단체소속감이요.
또한 일체화된 권력감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권력감정이 사실 사회소속감에 하위에 있는 사회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사람에 글은 글이라고 치부하지 않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인터넷에 글쓰기란 글이 아닌 말이다라는 글이 있었어요. 이모티콘이나 ㅋㅋㅋ. 즐 등에 포함됨을 분석한거죠.
제가 2014년에 와서 다시 정의한다면 인터넷에 글쓰기는 글도 아니고 말은 더 아니고 사회욕구다. 라고 말하고 싶네요
더 심층으로 내려왔다는것이죠.

저는 혼자생각할때 이런 글을 씁니다.
머리속에서요. 묵상을 하는데 묵상의 형식이 글쓰기란 비슷해요.
이것이 과연 누구에게 관심받고자 하는 욕구입니까?
혼자 생각하는데요
누구에게 말하지도 않고요.

제 락이 걸려 누구도 못들어오는 블로그에도 글을 씁니다.
근데 확실히 락이 걸린것과 락이 안걸린것에 차이는 있더군요.
글쓰기가 락이 걸리면 일기형식을 띠게 되고요. 락이 안걸리면 대화형식을 띠게 됩니다.
근데 락이 안걸려도 제 블로그는 일주일에 두세명이 전부였어요. 그냥 어쩌다 이상하게 걸려 오는거죠
대다수는 봇들이 들러주는것이었습니다. 검색봇이 서칭한거죠.

그럼에도 락 안걸리 블로그는 몇번을 폭파했지만 폭파할때마다 글이 30~40개씩. 그것도 이런 장문이 증발했습니다.
글하나 쓰는데 1시간은 걸리는것들이 말이죠.


그리고 저는 그것도 이해를 못해요. 자신에 글이 날라가는걸 안타까워하는 것이요.
왜 안타까워하죠?
조카에게 그걸 이리 설명합니다.
너에게 한정된 300평짜리 땅이 있다고 해보자. 거기에 집을 지었어. 그리고선 그 집을 부셨다고 보자.
그럼 너에게 집이 사라진것이냐?
머리속의 생각이란 한번 부시면 재료가 소진되는 현실이 집과 달리 벽돌과 재료를 고스란히 돌려 받는다.
그럼 다시 지을 수 있는것이고 다시 지으면 그 이전보다 훨씬 편안하고 멋있는 집을 짓는다. 이렇게 말하죠.

아니 글이 사라졌다고 글을 썼던 자기 자신의 생각이 사라집니까?
글을 썼던 내 생각은 머리속에 잠재하고 있습니다. 잊어버린다고요?
사라지지 않아요. 형태를 변이하죠. 재료가 더 좋아집니다.

그래서 아무도 안오는 블로그도 수 없이 터친거죠. 글을 아예 날려버렸어요.
그렇게 짓고 무너트리고 짓고 무너트리다 보면 생각이 점점 변이하는걸 느낍니다.
달라져요.

이걸 두려워하는것 같은데요.
그건 마치 어린아이가 처음만든 레고블럭성을 고히 보관하는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영원히 보관하려는거죠. 그렇게 자기 생각을 박제를 시켜서 영원히 보관시키려고 하면 변화는 없습니다.
뇌는 가용량이 있어요. 생각도 보관한계치가 있습니다.
레고블럭성을 보관하고 또 다른거 만들고 하는건 영원하려는 개념인데요. 생각을 영원하게 하고 싶다는 말이죠.
근데 현실에 머리와 생각은 보관한계치가 있습니다. 또 재료도 한계가 있죠.

글쓰기도 영원에 대한 집착속에서 헤메다가 성숙되는 과정을 거치지 못하면 거듭나질 못해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엔 이때부터가 진짜 글쓰기입니다.
그 사람이 몇문장을 쓴다 한들 이 경지에 이르렀으면 그것이 의견을 나눌만한 글쓰기란 것이죠.

이전엔 말에 영향을 너무 받고 말 이전엔 감정과 그 감정에 뿌리인 본능에 영향을 너무 받습니다.
이것들. 감정.본능들이 천하거나 그런게 아닙니다.
글쓰기가 저 경지라고 하면 본능에서 올라온것이 감정으로 감정에서 올라온것이 말로 말에서 올라온것이 글로 승화되어 나타나는데 반해서
경지가 올라가지 못하면 형식만 글이고 실제로 내가 마주하는것은 날것 그대로에 본능이던가. 감정이란겁니다.

그래서 일베저장소에 그렇게도 일베올라가고자 하는 사람이 많은겁니다.
결국 중요한건요.
남이 봐주기보다 자기가 이야기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것이 어느정도 성숙된 글쓰기란겁니다.

남의 욕구인 대세에 편승해서 자기욕구를 실현하는것이 아니라
나의 욕구가 주를 이루고 보조적으로 남의 욕구를 느끼는게 글쓰기인가. 아닌가를 나누는 기점이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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