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주전일 겁니다.저희집은 복도식 아파트이고 ㅁ자 형태로 되어서 가운데는 정원식으로 조성되어있고
ㅁ자형태의 바깥쪽은 각 세대별 베란다이고 안쪽에 출입구들이 있는 복도형식의 15년정도 지난 그냥 그런 평범한 아파트 입니다.
술을 종종 먹는지라 아내와 강아지같은 자식 둘이 있음에도 자정을 넘기고 눈치보며 조용히 들어가는 경우도 많죠..ㅎㅎ 암튼 그날도 12시 반쯤 술이 좀 취해서 걷는둥 마는둥 비틀거리면서 아파트 1층에 벤치에 앉아서 술먹으면 항상먹는 편의점에서 파는 헤이즐넛향 아이스커피를 쪽쪽 빨며 담배를 좀 피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그리곤 12층에서 내렸죠. 근데 술 취하면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저는 항상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많이 찾게 되더군요.
바로 집에 들어가면 두돌이 안된 둘째 잠도 깨고 다시 담배를 피러 못나오니
하나만 더피자 하고 집앞 현관 앞에서 담배를 한대 더 빼서 물었습니다. 대부분 아파트가 그렇지만 여름이나 선선한 날에 창문을 열어 놓는 집들이 있어서 원래 피지는 않지만 귀차니즘 때문에 1층을 안내려가고 복도에서 한번씩 필때면 엄청 신경이 쓰이죠.
좌우 옆집들 창문은 안열렸나..하고 확인후에 습관처럼 현관 문 앞쪽 난간에 상체를 걸치고 하늘을 보면서 혹시라도 밑에 지나가는 경비아저씨나 다른 주민들은 없는지 신경쓰면서요.
마침 비가오고 멈춘상태라 날이 좀 스산해서 그런가 불켜진 집도 별로 없었고 창문도 다 닫혀있더군요.
그렇게 담배를 피며 습관적으로 아래를 보고 있는데.. 2층인가 3층쯤에서 저처럼 상체가 하나가 쑥 나오더군요..
머리가 길고...흰 티셔츠를 입은 정도만 보였어요. 속으로"ㅇㅇ??나야 12층 제일 고층이라 상관없다지만 저기서 피면 냄새 다 올라와서 시끄러울텐데.."라고 생각하며
괜히 시비에 휘말릴까 싶어 빨리피고 들어가야지 하고 아무 생각없이 담배를 연신 빨아댔습니다.
근데 이상한게 제가 담배를 피는 수분동안 담배를 필줄알았던 사람 상체가... 담배도 안피고..좌우로 고개만 두리번 두리번거리더군요.긴머리를 휘날리며...;;
저도 모르게 손에서는 담배가 다 타 들어가는데도 뭐에 홀린것 처럼 한참을 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