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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아닐거야...

아니겠지... 하하....

그냥.... 길가에 있던 검은 비닐봉지였을꺼야

그냥 우연히 그 안에 .. 뭐랄까...

수박! 그래!

수박같은게 들어있던걸꺼야...

내 17년 운전경력 중에 수박을 통째로 밟아본건 처음이쟎아?

그러니까 내가 그 느낌을 모를수도 있는거쟎아..

하하하하하하.......... 그래도 일단은 세워보자.

아닐... 꺼야.... 아니겠지......

내가 요새 야근을 많이 해서 피곤하긴 한가봐.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다 하고 말이야. 하하..

그래 그냥 수박이야.. 수박 맞쟎아.. 붉고.. 흰......





더이상 토해낼 음식이 없을만큼 한참을 게워내고 나서야
나는 생각을 정리할 엄두라도 내 볼수 있었다.

 
젠장...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난..... 저 개같은 새끼.... 누구 인생을 엿먹이려고 저기서 자고있는거야?

가만... 내가 죽이긴 한건가?

강도를 당한 뒤에 시체가 저기 버려진걸수도 있쟎아..

만약 그런거라면... 유가족들한텐 미안한 일을 하긴 했지만 나는 전방 주시 태만... 뭐 그런걸로.. 시체 훼손.. 내가 죽인것만 아니면 되는거쟎아...



 
시ㅂ... 시ㅂ..... 아 진짜 시ㅂ....

지갑도 있어.. 칼자국도 없어... 술을 처먹으려면 곱게 먹지..... 아니면 노란색 옷이라도 입고 먹든가...

아..... 왜 나야..... 시ㅂ..... 왜 나냐고.... 

그냥 도망가버리면 경찰이 우리집 벨을 누를때까지 얼마나 걸릴까? 

아니야 그랬다가 뺑소니에 도주에.. 걸릴게 한두개가 아니야..

심지어 나 저 사람 엄청 만졌쟎아.. 내 지문 범벅 돼있을텐데..

하 진짜.. 지문을 그만큼 뭍혀 두면 강도를 당했어도 내가 범인 취급 당할게 뻔한데 왜 그딴 짓을 했지?

차라리 강도를 안당해서 다행이라고 봐야 하나?

난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뭐라고 해야 하지.. 집에다가는.. 아이들에게는.. 부모님께는.. 회사에는... 김부장 그새끼는 나 안보게 됐다고 좋아할라나...

112.. 손이 떨려서 눌러지질 않는다..  아니...

손이 떨린다는 핑계로 안누르고 싶다... 

그래.. 지금은 손이  떨리니까.. 이번 담배만 다 피면 다시 해보자...


 1.....1........2................ 통화...

 뭐라고 말할까? 교통사고가 났다고? 구급차는 필요없다고?

살인사건이 났는데 특히 비위 강한 사람들만 좀 보내달라고? 

 
아... 받았네.. 경찰이 벌써 몇번째 다시 물어보고 있다...

"네... 제가 사실....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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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을 종료합니다'

뭐.. 뭐야?

'분석을 실시중입니다'

'사건 인지 회피 시도. 이로 인해 정차지점은 1.89km로 24.97퍼센트 증가하였습니다. 비교분석을 위해 시스템이 사용자를 1회 회유하였습니다'

 '신고 시점 또한 사건 인지에서 67분 이후로 9퍼센트 증가하였습니다."

'체험을 완료하셨으므로,
 "병신같은 새끼 바로 옮겼으면 살수도 있었다는데 1키로도 더 가서 정차하는건 뭐야. 빼박 졸음운전에 음주운전임. 시발 술깨려고 옆에서 담배피고 있었던거 아님??? 하여간 저런 사람도 아닌 새끼는 지가 한 짓이랑 똑같이 대가리를 부숴버려야함"
을 금지단어에 대한 필터링이나 수정 없이 댓글로 작성할 수 있습니다.' 

'현 체험 결과에 대한 분석과 주요 장면이 댓글에 함께 첨부됩니다. 체험 내용 중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 개인정보(목소리, 타 물체에 반사된 얼굴, 핸드폰 내 개인정보 등)들은 표준 모델로 대체 처리됩니다. 이에 대해 동의하시겠습니까?'









 "동의/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