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바다 1
너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정지한 듯이 시간은 흘렀다
어떤 것은 파도처럼 가까워졌다 멀어지고
어떤 것은 풍랑처럼 모든 것을 부술 듯 했다
어떤 것은 나를 집어 삼켰고
어떤 것은 나를 태양아래 둥실 띄웠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너는 정지한 듯이 고요하고
나는 여전히 너의 속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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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바다 2
나는 한 마리 새였을까
작은 나룻배였을까
아니면 그저 형상만 비추었던
지나가는 구름이었을까
나는 여전히 바다를 건너고 있고
물결은 잠잠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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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바다 3
바다엔 등대가 있다던데
여기도 저기도
빛
한줄기 보이지 않으니
바다가 아니라 호수였나
내가 빠진 곳이
겨우
호수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