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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어필'은 과연 잘못된 것일까요?
게시물ID : freeboard_8821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urakumo
추천 : 10
조회수 : 1903회
댓글수 : 59개
등록시간 : 2015/06/01 14:59:44
요새 수위관련 논쟁이 아주 핫하죠. 일단 노출 자체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결론이 나고 있는 상태입니다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얘기가 종종 나옵니다. '같은 노출도 예술적인 것이 있고 섹스어필에 불과한 것이 있다'.
불과하다. 마치 예술은 바람직한 것이고 섹스어필은 아주 저급하고 지양해야 할 무언가라는 식의 논지로군요.
대체로 이런 분들은 '성적인 부위에 집중하거나 부각시키는 것은 예술이 아닌 외설이니 금지해야 한다'고들 하십니다.

흠. 일단 광고 한편 보고 가실게요.

Matthew-Terry-Calvin-Klein-Underwear-003.jpg

음. 일단 상반신은 완벽하게 노출. 거기에 골반이 화면 앞쪽으로 튀어나오고 있고, 다른 무언가(...)도 살짝 튀어나왔네요.
게다가 위치는 일반적으로 성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인 침대. 그야말로 섹스어필의 종합선물세트네요.

그렇다면 이 사진은 금지되어야 할 외설물일까요? 전혀요. 전세계에 통용되는 광고인걸요. 백화점만 가도 흔히 볼 수 있고,
브랜드 홈페이지 들어가도 간단하게 볼 수 있습니다. 성인인증? 그런게 있을 리가요.

애초에 섹스어필이란 성욕을 기반으로 한 관심 및 그러한 관심을 유발하는 요소들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이성(혹은 지향성에 따라서는 동성)의 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성욕을 기반으로 합니다.
(물론 지극히 미학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예술가들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만)
그리고 이처럼 우리의 성욕을 자극하는 매체는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일단 모든 노출. 왜 남자들이 여자의 미니스커트를 좋아할가요? 다리와 각선미가 부각되기 때문이죠.
왜 여자들이 남자의 브이넥을 좋아할까요? 어깨와 쇄골라인이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섹시한 쇄골'이라는 멘트 굉장히 흔하죠.
애초에 '섹시'라는 단어 자체가 sex+y입니다. 성적으로 보인다는 뜻이에요. 비단 노출 뿐만이 아닙니다.

sosi2.jpg

소녀시대입니다. 딱히 노출은 없습니다만 자세들을 보세요. 하나같이 골반 혹은 상체를 부각시키는 자세들입니다.
뭐 대단히 편해서 이런 자세로 화보를 찍을까요? 아닙니다. 섹스어필이죠. 이 사진은 아주 마일드한 편입니다.
실제 걸그룹이나 여기수들 무대를 보면 이보다 훨씬, 훨씬 더 성욕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또 섹스어필이 비단 시각적인 부분에서만 작용하는것도 아닙니다. 기사 하나 보실게요.
http://www.thewire.com/entertainment/2011/09/92-top-ten-billboard-songs-are-about-sex/43182/
한 해에 빌보드 탑 10에 올라오는 노래 중 92%. 92%가 섹스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음란마귀의 화신이군요. 그런데 대중음악의 주 소비층이 누구일까요?
네, 청소년입니다. 청소년들이 가장 활발하게 즐기는 예술 분야가 섹스어필에 점령당했군요.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는걸까요?
여기서 잠깐 옛날 얘기를 한번 해볼게요.

요즘 사람들이 음식사진 참 많이 찍죠? 찍어서 페북에도 올리고, 인스타그램에도 올리고, 개인 차원에서 먹방도 많이 하고.
공중파에도 심심하면 맛집방송이 나오는데다가 케이블에는 음식 전문 채널까지 존재합니다.
이처럼 현대인은 식욕을 마음껏 만끽하며 맛있는 음식과 달콤한 디저트에서 행복을 느낍니다만.
한 300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 자체가 죄악시되었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들 계시나요?

기독교의 7대 죄악중에는 폭식(gluttony)이 존재합니다. 말이 폭식이지 이 단어의 본래 의미는 '식욕'에 가까워요.
중세에서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식욕은 '오만', '분노', '성욕' 등과 함께 인간의 기본적인 죄악 중 하나로 간주되었습니다.
맛있는 요리를 연구하는 것은 불경한 행위로 간주되었고, 심지어 영국에서는 '요리사'를 사형으로 처벌하기도 했었죠.
이 당시 '음식'이란 오로지 생존을 위해 하는 행위였으며 '섹스'는 오로지 자손을 낳기 위해 하는 행위였습니다.
어느 쪽이든 거기에서 '즐거움' 내지는 '쾌락'을 찾는 것은 도덕적 타락으로 여겨졌지요.

그런데 현대로 넘어와 식문화가 발전하고 통신이 발달해서 소위 말하는 '위꼴사'가 인터넷을 뒤덮고 있는 이 시대의 사람들이
과연 중세에 살던 사람들에 비해 부도덕할까요? 타락했을까요? 식욕에 지배당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가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통해 만족감을 얻고 더 행복한 삶을 살아나갑니다.
물론 비만의 문제가 생겼지만 이는 사실 식욕이 충족되어서라기보다는 열량은 늘고 활동량은 감소한 점이 크죠.
(조선시대 양반어른 밥그릇 한번 보신 분들은 감이 확실하게 오실겁니다)

성욕 역시 이와 같은 이치를 따릅니다. 성애의 표현이 자유로워지고 성욕을 자극하는 각종 매체들이 범람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이전 시대에 비해 도덕적으로 타락했느냐? 절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성을 극단적으로 단속하고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집단들의 성과 관련된 도덕 관념이 심각한 수준이죠.

물론 뭐가 됐든 과하면 독이 됩니다. 식욕도 극단적으로 탐닉하면 비만과 소화장애,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게 되고,
성욕 역시 극단적으로 탐닉할 경우 가정파괴를 비롯한 각종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성욕은 식욕과는 달리 20세기에 들어서야 인정받기 시작한 개념인 관계로 아직까지는 '진행 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모든 국가에서 심의 제도를 도입해 국민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을 조절하고 있는거죠.

그러나 맛있는 커피와 달콤한 케이크로 식욕을 자극하는 것이 죄악이 아니듯이,
섹스어필을 통해 성욕을 자극하는 것 또한 절대 죄악이 아니라는 점은 알아야 해요.
법과 제도로 정해진 선 내에서, 자신의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실로 '건전한 쾌락'이라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당당해지세요.
출처 http://www.thewire.com/entertainment/2011/09/92-top-ten-billboard-songs-are-about-sex/43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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