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하늘이 흘린 남색빛 가득한 거리
하얀 김 허공에 솟구쳐 스러지고
인적드문 거리의 쓸쓸함이 차갑네
이른 시간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처럼
고개들어 하늘 한번 바라보니
어 분명 어젯밤 본 그 자리에는
해가 있어야 할 터인데
달만이 무심히 떠있네
아 어제와 다른 달이로구나
노랗게 흐리던 일그러진 달
이제는 들어가 쉬고 다음 달이로구나
이주째 밀린 내 휴가는 다음 달이려나
은빛에 조금 베어 물린 자국
지금 내입으로 들어가는 김밥처럼
저 먼 공중에서 똑하니 떨어져 내려와
쏙하고 내입에 들어와 씹힌다면
그새 빈자리를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하늘은 해로 구멍을 메우려 하겠지
그렇게 오지말라 빌었던 아침이 찾아오면
나는 다시 달을 보기 위해 해를 열심히 먹어보네
해는 끝없이 길고
나는 너무나도 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