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
쉽게들 말했다
의사, 선생님, 가수…
번쩍 번쩍 손을 드는 아이들 틈바구니 속에서
나는 침묵했다.
침묵은 소리 없이 커져
나는 바람을 못 이기는 척
혹은 파도에 밀려온 척
그렇게 살았다.
내 의지인 척
사실은 세상의 눈에 떠밀려진 것뿐인데,
나는 꿈조차 꿔보지 못하고 스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