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와의 재계약이 틀어진 헨리 소사는 일주일 후 LG트윈스와 계약하며 내년 시즌 일자리(?)를 찾았고 NC다이노스의 테드 웨버, LG의 코리 리오단도 구단의 배려로 국내 어느 구단으로도 이적할 수 있는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한화의 선택은 달랐다. 피에를 조건 없이 풀어주는 대신 임의탈퇴로 묶으며 국내 타 구단으로의 이적을 막았다. 피에의 이적으로 발생하게 될지도 모를 '부메랑'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외국인 선수의 이적으로 인해 원소속구단이 불이익을 당할 확률은 어느 구단에게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소사와 리오단, 웨버의 소속구단인 넥센과 LG, NC는 올 시즌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강팀이다. 이미 더 나은 선수를 구했거나 구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쿨하게 이들에게 '직업선택의 자유'를 줬다.
하지만 한화는 올 시즌 9개구단에서 유일하게 3할대 승률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문 팀이다. 내년 시즌 전력 강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인배 코스프레'를 하는 대신 혹시 있을지도 모를 위험요소를 사전에 대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만약 '재계약 협상이 결렬된 외국인 선수는 자유계약선수가 된다'는 규정이 생긴다면 이는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일부러 거액을 요구해 협상을 결렬시킨 후 더 나은 조건으로 이적하기를 원하는 선수들이 속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 시장은 커다란 혼란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 보류권은 원소속구단이 외국인 선수가 해마다 FA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보류권 기간도 올해부터 기존의 5년에서 2년으로 줄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뛰길 원하는 선수들은 2년 후 기량만 유지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국내 구단으로의 '재취업'이 가능하다.
따라서 피에에 대한 한화의 결정 역시 선수의 앞길을 가로막은 잔인한 처사라기 보다는 구단의 당연한 권리다. 대승적 차원에서 외국인 선수를 풀어준 넥센, LG, NC를 칭찬할 일일뿐 규정대로 정당히 권리를 행사한 한화를 욕할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피에의 자유를 위해 한화나 나서서 '호구'가 될 필요는 없다.
기사 사이다보소.
피에 임의탈퇴를 두고서 구단이 너무하다는 측의 의견은, 리오단, 소사, 웨버등에게 베푼 구단의 호의를 보고, 자유의 몸이 되는게 용병들의 권리라고 알고 계시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