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의 국어선생님께서 해주신 친구분 이야기입니다. 작년에 담임이셨을 때 해주신 이야기인데, 굉장히 소름돋아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때는 선생님께서 고등학생이셨던 시절, 그날은 비가 왔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여고에 다니셨는데, 학교에 등교를 하고보니 그날따라 2교시가 다가도록 친구 한명이 안오더랍니다. 어디 아픈가 하던 차, 2교시 끝나고 쉬는시간에 밖으로 나갔더니 그 친구가 복도에 서있었다고 합니다.
왜 이제 왔냐고 물어보는데, 친구 상태가 좀 이상하더랍니다. 다른 친구들도 모여 재차 물어보는데, 대답도 없고 몸은 비에 쫄딱 젖어있고, 어딘가 멍-하고..... 그 상태로 비척비척 교실에 들어가고 나서야 무거운 얼굴로 등교전에 겪은 일을 말해주더랍니다.
아침에 그친구(이하 A라고 하겠습니다)는 정상적인 시간에 어머님의 배웅을 받고 등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A는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버스 정류장 가는길에 아파트 건물을 옆에 두고 인도의 보도블록 위를 걸어가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걸어가던 A의 옆에 뭔가가 큰소리를 내며 떨어집니다. 사람이였습니다.
A는 투신자살자를 목격했던겁니다. A는 그자리에 얼어붙어서 그광경을 보며 멍하니 서있는데, 소리를 듣고 아파트 주민들이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무슨일인가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중엔 A양의 어머님도 계셨습니다. 처참한 시체 옆에 우두커니 멈춰서있는 A를 보고 상황파악을 하신 어머님은 A에게로 내달려와 집에 데리고 왔답니다. 그리고 좀 달래고 학교에 보냈습니다. 그 당시는 곧 죽어도 학교는 꼭 가던 시절이었다고 하니까요. 버스를 놓쳤으니 학교엔 늦을거라고 연락해두고, 그렇게 A는 2교시 끝나고나서야 학교에 온거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A가 투신자살자가 떨어지면서 낸 큰소리를 듣고 뒤돌아서 그 광경을 발견하면 차라리 낫겠는데, 그게 아니였다고 합니다. 앞을 보며 가던중에 그냥 슬쩍 옆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그때 하필이면 자살기도자와 눈이 마주쳤다고 합니다. A가 눈이 마주친 후 상황을 인지하기도 전에 그 사람은 이내 바닥에 쿵.....
들으면서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내 옆의 사람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 사람의 몸이 갑자기 처참히 바스라진다면 어떤 기분일까.....상상이 되면서 너무 오싹하더라구요.
그런 일을 겪고 바로 다시 등교해야 했다는 것도 참....
여기저기 들은 귀신이나 초자연현상 같은 이야기보다 더 소름끼지는 현실적인 공포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