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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7951
저는 대구 동성아트홀을 즐겨 찾습니다.
멀티플렉스에 걸리지 못한, 투자사의 입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실험적이고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동성아트홀엔 그런 영화들이 걸립니다. 스크린도 작고 의자도 불편하지만 기꺼이 감수합니다.
영진위가 예술영화전용관 운영 지원 사업 대상을 발표했습니다.
그간 지원금과 영화광들 덕분에 근근이 유지되던 이곳 동성아트홀에 지원금마저 끊긴답니다.
그리고 그 돈을 멀티플렉스로 돌린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위해 입바른 소리를 기계적으로 읊조리던 시절,
공공요금 인상에 대해 '착한 적자'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판한 기억이 납니다.
예, 동성아트홀은 수익성이 낮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환경의 변화에도 생명이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종의 다양성과 돌연변이 덕입니다.
이런 토대를 수익성이 낮고 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망가뜨리면,
나중에 대박 영화를 만들 영화인들이 애초에 도태됩니다.
오늘 이 뉴스를 접하고 이 결정을 돌이킬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봤지만
가진 힘이 없어서 여러분께 불편한 소식을 알리는 데 그칩니다.
대구 경북에 거주하시는 분들께 동성로에 위치한 동성아트홀을 자주 찾아달라는 당부만 보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