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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이 욕망이 거세된게 아닙니다. 오히려 욕망이 엄청커요.
게시물ID : phil_97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라빠돌이
추천 : 3
조회수 : 701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4/09/23 00:08:39
종교인이 욕망을 절제하고 참는다고 생각하는것은 매우 큰 착각입니다.

이건희가 되고 싶습니까. 아니면 일국의 왕이 되고 싶습니까.
100살까지 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젊은 상태로 천살까지 살고 싶습니까.

종교인들은 "영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에요.
그게 지금 당장엔 현실적으로 성취될 수 없다는걸 지성적으로 알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다른 방법이나 편법을 찾으려는게 종교인들입니다.
욕망이 엄청큰거에요.

종교인들이 고난에 강하고 유혹에 강하고 신념이 강해보이는것은 별거 없어요.
간단하게 만약 누군가 우거진 수풀속에서 황금 10kg을 봤다고 봅시다. 그 수풀은 전부 가시수풀이구요.
그럼 이걸 주울겁니까. 아니면 도망갈건가요.
보자 마자 누군가 볼지도 몰라서 미친듯이 달려가 가시가 자신을 찌르는걸 괴로워하지 않고 더 강한 열망으로 황금으로 주우러 가겠죠.

종교인이 고난에 강한건 이런 이유입니다.
그들에 눈엔 영생과 영원이란 황금이 보이고 우리눈엔 보이지가 않으니 그들이 왜 가시에 찔리면서도 굳건한지.
또한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가시속으로 들어가는지 의아한거죠.

별거없어요. 재벌이 세계1위하고 싶어하는 욕망과 엘오엘하는 이들이 이기고 싶어하는 욕망과 별반 다를게 없어요.
다를거라면 욕망이 무지막지하게 크고 밀도도 높은 괴물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단것 뿐이죠.


특히나 제가 따르는 불교는 더 심해요.
기독교는 사후에 영생을 추구합니다. 최소한 신과합일하던가. 천국에 들어가길 바라죠. 지금 현재에 마음속에서 천국처럼 살고 싶어하구요.
불교도는 뭘 바라는지 아십니까?
지성적으로 보면 죽어서 흙되고 또한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요. 이것도 또한 답이고요.
불교 수행자에겐 영생은 찾아오지도 않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단 겁니다.

그럼 뭘 추구하느냐.
남은 나의 인생 30~40년동안이라도 괴로움에 시달리지 말아야겠다.
존재의문을 해결해야겠다.
생사의문을 해결해야겠다.
외부의 모든 환경적 작용에서 벗어나야겠다. 라는 겁니다.
외부에서 나를 유혹하는것 고난에 처하는것 즐거운건 기쁜것에 흔들리지 않고 완전한것을 얻어야지.
완전한 기쁨을 얻어야지.

언제.
지금 당장 얻어야지.

이게 불교도에요.
이게 불교의 창시자인 고타마 싯다르타가 출가한 이유입니다.
얼마나 미쳤는지 감이 옵니까?
우리를 중소국에 왕세자를 시켜준다고 하면 우리가 거절할가요? 보통사람은 그냥 받아들여요.
그정도면 좋지. 하면서 즐겁게 삽니다.

근데 석가모니는 만족을 못했어요.
생사의문을 누구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내가 죽을때 이 왕국과 부귀가 무슨소용이랴.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공포가 다가오게 됩니다.
"아. 삶이란 흔들리는 촛불과 같다.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고 결국엔 몇십년뒤엔 난 죽게되리라"
그럼 이렇게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겁니다. 모든 생존욕이 그것하나에 몰리는거죠.
바로 존재의문과 생사고뇌의 답을 찾아야겠다.
그 답을 찾으면 남은 30년 평생이라고 평안하게 살수있을거야. 아니 남은 단 하루라도 평안하게 살수있을거야.

그렇게 생각하는겁니다.
그러니 얼마나 그 집착과 욕망이 큽니까.
이걸 불교에선 원력이라고 부르죠.

원력과 집착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딱 하나 종이한장의 차이가 나는데 바로 자기자신을 제물로 바치느냐.
아니면 남을 제물로 바치느냐에요.

원력은 얻기 위해 자신 스스로 찾아나서고 집착은 얻기 위해 남을 앞장세우려 합니다.
집착은 남을 갈아버리고 원력은 자신을 갈아버리죠.
원력과 집착은 근본이 같은겁니다. 다른게 자신의 내부로 향하느냐. 자신의 외부로 향하느냐에 차이일뿐에요.


종교인들은 욕망을 끊은게 아니에요.
어마어마한 욕망에 솔직하게 시인한겁니다. 본능은 향상성을 유지하려하고 결국 그게 영생을 추구하도록 만들어요.
그걸 시인하고 그 방법을 찾으려는것. 진시황처럼 헛소리하면서 찾는게 아니라 정말로 비법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불교도는 지금당장 바라는거에요.
불교도는 이성을 버리지 못해서 영생이란게 있을 수 없다는걸 인정하는겁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이 빌어처먹을 괴로움에서 벗어나야겠어. 이게 불교도에요.
그러니 얼마나 무섭습니까.
이 사람들이 종교나 신앙에 종사하지 않고 세상에 나와서 재벌이 되려하거나. 정치인이 되려하거나.
금전.권력.명예 3가지 세속의 힘중에 하나나 모두 다 추구하려고 하면 세상이 지옥이 되는건 순간입니다.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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