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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단편)비
게시물ID : panic_883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엄지남친
추천 : 14
조회수 : 108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6/06 11: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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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빠~ 밥 차렸다니까!”

 

딸내미의 칭얼거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알싸한 향과 감자 특유의 비린내 그리고 깨끗이 지워지지 않은 닭의 잡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요즘 부쩍 요리 솜씨가 늘어나더니 닭볶음탕까지 도전한 모양이다. 고개를 돌려보니 허리에 손을 올린 채 씩씩거리고 있는 딸내미의 모습이 보였다. 귀여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계속 불렀잖아! 방에서 불도 안 켜고 뭐 하고 있던 거야?”

 

미안미안. 우리 귀여운 꼬마 숙녀님께서 화가 많이 난 모양이네.”

 

이이익! 그렇게 부르지 마라니까!”

 

말은 그렇게 해도 쑥스러운지 볼을 붉게 물들이고는 휙 몸을 돌려 주방으로 걸어갔다. 올해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딸이지만 내 눈에는 그저 어린아이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시야에서 딸내미가 사라지자 미소를 거두고는 여태껏 꼼지락거리던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연이어 터져 나오는 한숨을 틀어막을 수 없었다. 지금쯤이면 와야 할 텐데. 하염없이 일기예보만 검색하던 손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탁으로 향하니 역시나 메뉴는 닭볶음탕이었다. 오래전 내 아내이자 아이의 엄마를 잃은 딸내미는 언제부턴가 요리를 시작했다. 하교 후 친구들과 놀러 갈 만도 한데, 곧바로 집으로 귀가해서는 꼭 나를 위한 저녁밥을 준비했다. 하루는 이유를 물어보았었다. 물론 아빠는 너무나도 고마운데 힘들지 않으냐고. 친구들과 놀고 싶고, 학원도 다니고 싶지 않으냐고.

 

그 질문에 딸내미는 잠시 우물쭈물하더니 조그마한 입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가정 시간에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내를 잃은 홀아비가 제일 쓸쓸할 때가 퇴근 직후라고. 맞아주는 아내도, 따뜻한 밥상도 없을 때 외로움을 느낀다고. 그래서 자신이 그 역할만은 해주겠다고 말이다.

 

갸륵한 마음씨에 아무 말 없이 딸내미를 꽉 안아주었었다. 사춘기에 접어들고 스킨쉽이 확연히 줄어든 딸이었지만, 그 순간만은 받아주었다. 하늘에 있는 아내에게 2번째로 감사했다. 처음은 열락의 쾌감을 일깨워주었을 때였고, 두 번째는 이런 딸내미를 낳아준 것에 감사함을 느낀 그 순간이었다.

 

아빠.”

 

한창 식사에 열중하고 있는데, 입안 가득 음식물을 욱여넣은 딸내미가 입을 열었다. 다람쥐를 연상시키는 그 모습에 빙긋 미소를 지은 후 쳐다보았다. 말하기가 불편한지 황급히 우물우물 거리며 음식물을 전부 삼킨 후 말을 이었다.

 

아빠도 마피아 게임 알아?”

 

알지. 시민 팀과 마피아 팀으로 나눠서 시민 팀은 자신들 사이에 숨은 마피아를 찾아내야 하고, 마피아는 들키지 않고 시민 팀을 죽여야 하는 게임이잖아.”

 

응응. 우와! 아빠도 아는 구나. 오늘 체육 시간에 운동하기 귀찮아서 친구들이랑 마피아 게임 했는데, 나 좀 소질 있었어.”

 

손가락 두 개를 쫙 펼치며 V를 만든 채 나를 보고 있는 딸내미에게 싱긋 미소 지어주었다. 그 뒤로 뭐라고 말을 이었지만, 이미 상념에 빠져버린 나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소질 있어? 아빠에게 물려받았나 보다. 아빠도 마피아 게임 되게 잘하거든. 특히 마피아 잘해. 아빠는 예전부터 마피아 게임을 하고 있었어. 참가자가 정해지지 않은 마피아 게임. 내가 잡는 사람이 곧 시민이고, 경찰은 진짜 경찰이야. 마피아는 나밖에 없어. 난이도가 상당하지? 그래도 몇 년간 잡히지 않고 잘 숨어있는 중이야. 물론, 너에게는 절대 말하지 못할 이야기지만.

 

“... ... ... 굉장하지?”

 

? 으응... 굉장하네.”

 

문득 들려온 딸내미의 목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났다. 대답이 시원찮았는지 눈을 흘겼지만 내 어색한 미소에 그냥 넘어갔다.

 

 

 

모두가 잠든 늦은 밤, 초조한 마음에 도저히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거실을 왔다갔다 거리고,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나만의 공간에 숨겨둔 연장을 만지작거리다가 어디선가 들려온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놀라기도 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커피를 내려 베란다로 나섰을 때였다. 익숙한 비 내음이 몸 안으로 스며들며 때가 왔음을 알렸다. 근 보름간 기다렸던 마피아의 밤이 찾아왔다.

 

창문을 열어 대기를 가득 메운 비 내음을 온몸으로 느꼈다. 한강에서 헤엄치던 달님이 나를 보며 웃어주었다. 그동안 참느라 고생했으니 오늘 밤 모든 욕구를 분출하라고 말이다.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먹구름을 바라보니 가슴이 뛰어옴을 느꼈다. 손에 들고 있던 커피가 담겨있는 머그컵은 일찌감치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다. 원두 따위가 방해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냄새를 구별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일반인들은 느끼지 못하는 냄새들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예를 들어 소수의 사람만이 느낀다는 계절 향기. 내가 계절을 구분하는 기준은 오로지 향기였다.

 

봄은 공기에 온기가 담겨있다. 추운 겨울을 잘 견뎌냈다고 보듬어 주듯이 어루만져 주는 특유의 향기가 있다. 여름엔 코를 찌르는 풀냄새가 섞여 있다. 향기가 코로 스며들며 툭툭 건드는 느낌.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가을은 가을 하늘 특유의 냄새가 있다. 꽃보다 향긋하고, 봄보다 싱그러운 향기. 제일 좋아한다. 겨울은 가장 맑은 공기를 자랑한다. 몸을 정화시켜주는 향기.

 

이외에도 진흙과 마른 흙, 바닷가에 깔린 흰 모래도 구분할 수 있고, 안개 냄새, 새벽 냄새, 파스 냄새도 좋다. 그리고 막 인쇄되어 나온 새 책에서만 나는 냄새와 책장에 묵혀있던 헌 책에서 나는 쿰쿰한 냄새도 좋아한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했다. 남들이 맡지 못하는 냄새를 나 혼자 맡는다는 점에서 우월함도 느꼈었다. 그러나 점점 집착으로 변해갔다. 냄새는 마약과도 같았다.

 

옷 냄새에 빠져있을 땐, 학교를 거르고 의류매장을 종일 돌아다닌 적도 있었고, 서점에 들어가 책도 펴지 않고 돌아다니며 킁킁거리기만 한 적도 있었다. 바다 냄새를 맡고 싶어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난 적도 있었다. 유럽 냄새는 어떨까, 아프리카 냄새는 어떨까, 일본만 가도 냄새가 다를까? 고민해본 적도 있었다.

 

인간이 느끼는 5감 중에 미각이 가장 쾌락을 준다는 말이 있다. 허나, 나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 귀가 들리지 않아도, 앞을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음식의 맛을 구분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냄새만 맡게 해준다면 버틸 수 있었다. 아니, 감사한다.

 

창문을 닫고 방으로 돌아섰다. 이 세상 어떤 냄새보다 가장 사랑해 마지않는 냄새를 맡기 위해서는 약간의 조건이 필요했고 준비가 필요했다. 조건은 갖춰졌으니 밤을 즐길 때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골목에서 우의를 입고 홀로 서 있었다. 번화가에서는 맡을 수 없는 골목 특유의 냄새가 있다. 하수구 냄새와, 담벼락 냄새, 옥상에서만 나는 페인트 냄새가 섞인 묘한 냄새다. 그곳에 비 내음이 덮이기 시작하면 고즈넉하고도 처량한 향기가 난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냄새.

 

나는 들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인적도 드물고, CCTV도 없는 가로등 몇 개에 의지하는 이 골목의 운치를 느끼고 싶었다.

 

초등학생 때인가? 학교에서 누군가의 실수로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파편들은 비산하며 복도를 지나가던 아이들을 덮쳤다. 곧 깨질 듯한 비명이 복도를 가득 메웠고, 유리창을 깬 아이의 팔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

 

아이들은 솟구치는 피 앞에서 공포를 맛보았다. 비명을 들은 선생님들이 뛰어와 가해 학생이자 가장 큰 피해 학생을 양호실로 데려갔고, 남은 선생님들이 울음바다가 되어버린 학교에서 아이들을 달래려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참사 속에서 난 홀로 덤덤했다. 두렵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큰 희열을 맛보고 있었다. 나는 오열하며 몸을 떠는 아이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 진득한 생명의 향기가 이들은 느껴지지 않는 건가? 이렇게 가슴이 뛰는데 이들은 아무렇지 않은 건가? 저 피에서 몸부림치는 끈적한 생명에 대한 집착을 느끼고도 소름이 돋지 않는 건가? 행복한 냄새가 지배한 이 교실에서 왜 저렇게 슬퍼하는 거지?

 

그 날부터였다. 내가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깨우친 것이. 이건 나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구나. 나는 특별한 아이였구나.

 

눈을 감고 추억에 빠져있는데 누군가가 걸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주차되어있는 차 뒤로 몸을 숨기고 고개를 내밀었다. 그곳엔 젊은 여성이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골목 끝을 향해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나는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아무도 없던 골목에서 누군가 걸어 나오자 흠칫 놀라며 경계가 가득한 눈초리를 건넸다. 나는 별일 아니라는 듯 손바닥을 펴 보이며 천천히 걸어갔다. 뒷걸음치던 그녀는 내게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이자 황급히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내 손이 빨랐다.

 

그녀의 목덜미를 잡고 비명을 지르기 전에 등 뒤에 숨기고 있던 칼로 경동맥을 찔렀다. 새하얀 여자의 목과 대비되는 시뻘건 피가 쏟아져 나왔다. 그래, 바로 이 향기다. 무겁게 내려앉은 비 내음에 섞인 진득한 피 냄새. 내가 맡아본 냄새 중 단연 최고의 냄새. 이 냄새를 맡기 위해 장장 보름간을 쓰레기 같은 냄새만 맡으면서도 참아왔다. 내 코를 정화해줘. 어서.

 

한 번 피 냄새로 쾌락을 맛본 나는 도축장, 수산시장을 돌며 각종 피 냄새를 맡아보았으나 역시 사람 피만 한 게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응급실은 최고의 파라다이스였다. 심심찮게 풍겨오는 피 냄새는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온종일 킁킁거리는 것은 나에게 최고의 행복감을 주었다.

 

그러나 예외도 있었다. 피 냄새는 생명을 상징한다. 그래서 그와 대비되는 죽은 피에서 나는 냄새는 싫었다. 바로 여자들 생리 냄새. 학창시절 남녀 공학이었던 나는 거의 매일 풍겨오는 생리 냄새에 구역질이 났었다. 도저히 밥을 먹을 수 없었고, 제정신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죽음의 냄새. 썩은 시궁창보다 역겨운 냄새. 그래서 항상 하교 후에는 코를 정화시키기 위해 응급실을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비 오는 날은 피 냄새가 진해진다. 비와 피는 궁합이 정말 잘 맞는 존재이다. 삼겹살과 소주처럼, 치킨과 맥주처럼. 나에게는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다.

 

나는 끊임없이 피를 분출하는 여자를 가방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갔다. 한쪽에다 곱게 눕힌 후, 가방에서 도끼를 꺼냈다.

 

이봐요. 제가 언제부터 이런 궁합을 즐겼는지 알아요?”

 

양팔의 어깨를 노리고 도끼질을 시작했다. 인간의 뼈란 생각보다 단단해서 이런 작은 손도끼로는 깔끔하게 잘리지 않는다.

 

우리 집 애 엄마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요?”

 

열심히 반복하다 보니 한쪽은 떨어져 나갔다.

 

제가 죽었어요. 아내의 마지막 선물이었죠. 이 궁합은.”

 

마침내 떨어진 두 팔을 들고 조금 전 몸을 숨겼던 차로 다가갔다. 와이퍼를 떼어내고 팔을 올려놓았다. 선물이야. 거칠게 토막 난 절단 부위에서는 쉼 없이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래도 일부러 죽인 건 아니었어요. 아니! 아내 잘못이에요. 그러게 왜 다쳐?”

 

양팔을 잃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아직도 쿨럭쿨럭 피가 새어 나오는 목의 상처로 인해 팔딱거리는 것이 활어를 연상케 했다. 이번에는 다리를 노리고 도끼질을 시작했다.

 

그 날도 이렇게 비가 내렸어요. 아마... 우리 딸내미의 수학여행에 맞춰서 우리도 여행을 떠났을걸요?”

 

팔에 비해 두꺼운 다리는 조금 더 힘을 쓰게 만들었다.

 

제주도인가. 강원도인가. 암튼 시골이었어요. 굳이 이 날씨에 이런 곳으로 와야 하나. 구시렁거리던 아내는 미끄러운 바닥 때문에 넘어지면서 두꺼운 나뭇가지에 상처를 입었어요. 꽤 컸죠.”

 

간신히 두 다리를 떼어낸 나는 이번엔 어디에 둘까 두리번거리다 태극기 거치대가 눈에 띄었다.

 

갑자기 풍겨온 이전과는 다른 2. 아니, 10배는 강력한 피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졌어요. 너무 좋아서.”

 

한 집에 하나씩 다리를 선물해준 나는 졸지에 CPR 기계처럼 변해버린 그녀를 바라보며 웃음 지었다. 고마워요. 덕분에 이 골목에서 피 냄새가 진동하네요. 이제 머리만 남았어요.

 

이성을 잃었던 것 같아요. 아내의 외침과 비명은 들리지 않았어요.”

 

괴로운 듯 눈을 부릅뜨고,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은 보기 싫었다. 이런 기분 좋은 향기에는 어울리는 표정이 아니다. 몸을 뒤집어 뒷목이 보이게 만든 후, 도끼를 내려쳤다.

 

정신을 차려보니 길게 그어진 아내의 상처는 벌어지고 찢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뼈가 다 드러났죠.”

 

머리를 잘라냈지만 아무래도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방을 열어 망치를 꺼냈다. 왜 이런 표정을 짓는 거야? 기분 나쁘게. 망치로 얼굴을 다져 표정을 없애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래도 머리는 돌려주는 게 맞겠지? , 택배요. 그녀가 걸어 나왔던 대문 앞에 머리를 곱게 놓아두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본능적으로 피 냄새를 증폭시키고 싶었나 봐요. 아내에게 감사할 뿐이죠.”

 

몸통만 남아버린 그녀를 지그시 내려다보다 푹 배에 칼을 찔러 넣었다. 이런!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산타할아버지께서 선물을 주셨네. 원초적인 생명의 태동이 느껴졌다. 피가 살아 숨 쉰다. 살고자 하는 의지를 마구 표출한다.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새로운 향기였다. 중독될 것만 같았다. 몽롱해져 가는 눈에 힘을 주었다. 안 돼. 여기서는 안 돼.

 

그래도 딸내미에게는 사실대로 말할 순 없었어요. 아빠가 이런 사람이라고 어떻게 말해요? 아내가 남긴 2번째 선물인데 잘 키워야죠.”

 

칼자국이 난 배를 손으로 잡고 찢으려고 했다. 하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아 칼을 사용했다. 누구 볼 사람도 없었지만 민망해져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헤헤.

 

그런데 가족이라고는 남편뿐인가 봐요? 열려진 대문으로 아무도 나오지 않네요. 저런 불쌍해라. , 저에게는 다행이지만요.”

 

작동을 멈춰버린 장기들을 향해 망치질을 시작했다. 게장을 먹을 때도 게딱지가 별미가 아닌가. 사람도 마찬가지다. 으깨지고 짓이겨져 섞인 장기에서 나는 향기는 사람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얼마간 냄새에 취한 채 있었을까. 슬슬 집에 가기 위해 정신을 차렸다. 나도 즐겼지만, 이 동네를 위해 내가 선물을 한 것이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도 알아야 한다. 이게 얼마나 매력적인 냄새인지를. 빗물로 연장을 간단하게 씻어내고 가방에 집어넣었다.

 

그때 문득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가로등 아래 술에 취한 남자가 우산도 없이 비틀비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이 여자의 남편인가? 그냥 지나가는 취객인가? 아무렴 어때.

 

즐거움도 즐거움이지만, 게임이라는 사실을 잊을 순 없지. 정체가 탄로 난 마피아는 힘이 없거든요. 미안해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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