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의장 성명이 발표 되고 난후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 합동조사단이 유엔에서 조사결과 설명회를 하던 날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라는 사람은 자청해서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안보리가 자신들을 의심하거나 규탄한다면 군사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여러 언론매체와 통로를 통해 위협을 가해온 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조용하다. 오히려 안보리 의장성명을 자신들의 외교적 승리라고 만족해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화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자신들이 절대 참가하지 않겠다고 거부해오던 유엔사와 북한군간 회담을 역제의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주 북한을 다녀왔다는 재미학자인 박한식 교수를 통해서는 남북정상회담 수용 의향까지 내비치고 있다. 한마디로 어의가 없음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우리들은 이러한 북한의 속셈을 바로 읽지 못하고 언론들은 앞 다투어 국민의 지각을 흐리고 선동하고 기사들을 써내고 있고, 오히려 이제는 북한에 대한 책임론이나 비난 대신 출구전략이라는 미명아래 북한에 면죄부를 주기를 바라는 듯한 글들이 인터넷에 오르내리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북한이 바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 스스로 안보리 의장성명의 성과를 폄하하고 외교적 실패로 오도하는 동안 북한은 웃으며 마치 자신은 아무 죄 없는 선량한 사람인 마냥 대화를 제의하며 천안함 국면을 탈출해 보겠다는 심산이다. 잘못하면 또 다시 북한이 판 함정에 우리 스스로 걸어 들어가게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일단 북한은 직접적으로 자신들이 명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쉬는 듯하다. 겉으로는 태연한척 하고 있더라도 속으로는 무척이나 불안해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 7월 13일 유엔사와 북한군간 열렸던 회담도 개최 2시간 전에 갑자기 연기를 통보해 왔다. 지금까지 북한의 행태로 보아 이는 회담을 앞두고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통상적인 회담전술의 하나일 수도 있으나, 어쩌면 북한이 내부적으로 무언가 모르게 정리가 잘 되고 있지 않고 혼란에 빠져있다는 느낌도 든다.
우리는 북한이 보내는 거짓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되며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오히려 내심 불안에 떨고 있을 북한을 압박하고 이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북한의 시인과 사과를 받아내고 남북대화를 재개하는 올바른 순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