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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풀니즘] 그래도 우리는 리버풀을 사랑하는 콥이다.
게시물ID : soccer_1235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HC소울
추천 : 6/6
조회수 : 13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24 17: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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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철의 버풀니즘 제 9화 : 그래도 우리는 리버풀을 사랑하는 콥이다.]
http://stron193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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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쓸 맛 안 난다는 표현이면 적절할까? 버풀니즘은 리버풀 팬들을 위한, 리버풀 팬에 의한, 리버풀만을 다루는 축구 칼럼 시리즈이지만, 필자도 콥이기 때문에 칼럼을 쓰기 이전에 개인적인 기분과 감정에 영향을 받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 최근 리버풀은 극도에 부진에 빠져있고, 보는 콥들의 힘을 빠지게 하고 있다. 자연스레 칼럼 소재를 찾으며 지지팀의 경기를 지켜보는 필자 역시 칼럼을 쓸 맛이 안 날 정도로 힘이 빠져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비슷한 이유로 최근 기가 빠진 리버풀 팬들은 아마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리버풀은 시즌 초반, 팬들에게 희망을 주는 모습을 좀처럼 보이지 못하고 있다. A매치 소집 기간이 끝난 뒤의 첫 경기였던 빌라와의 리그 경기부터 시작해, 루도고레츠와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 1차전, 웨스트 햄과의 리그 경기, 미들즈브러와의 캐피털원컵 32강전 모두 똑같은 문제점이 지속됐다. 경기를 거듭해도 불안한 수비진의 문제는 여전했고,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집중력은 최악에 가까웠다. 수요일에 있었던 미들즈브러와의 캐피털원컵 경기에서도 리버풀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또다시 문제점을 노출하며 미들즈브러에 첫 골을 허용했다.
 
수비도 불안하지만, 공격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올 시즌 토트넘전까지만 해도 전방 압박과 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로 보는 이에게 재미를 더해줬던 리버풀의 모습은 실종된 지 오래다. 공격 과정에서의 템포가 눈에 띄게 죽어있고, 새로 영입된 선수들 간의 조직력도 맞지 않아 수차례의 패스 미스로 인해 스스로 자멸하는 모습도 잦았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과연 이 팀이 같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팀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거기에 A매치 기간의 후유증으로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해있는 점은 콥들의 속을 더욱 까맣게 물 들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수아레스를 찾는 콥들은 점점 늘어난다. 지금 상황에서는 좀처럼 희망의 실마리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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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일에 있었던 미들즈브러와의 캐피털원컵 경기에서도 리버풀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또다시 문제점을 노출하며 미들즈브러에 첫 골을 허용했다.)
 
이렇듯 최근의 리버풀을 생각만 해도 분노가 차오르는 콥들은 한둘이 아니다. 수업 시간에 ‘마마두 사코’만 생각해도 연필을 꺾고 싶고, 주변 친구가 리버풀의 경기 결과를 물으면 애써 외면하고 싶은 심정이다. 가끔은 현실 도피를 하고 싶어 축구로부터 멀어지려 노력하지만, 결국 정신을 차리고 나면 스마트폰으로 다시 리버풀 커뮤니티에 접속해있는 자신을 볼 수 있다. 어쩌면 미들즈브러전이 끝난 뒤, 축구로부터 당분간 멀어지겠다고 결심했음에도 결국 축구와 리버풀에 대한 유혹을 참지 못해 커뮤니티에 접속하여 이 칼럼을 보고 있는 콥이 있을 수도 있다. ‘마마두 사코’, ‘리키 램버트’, ‘로이 호지슨’ 등의 이름은 절대 콥들 앞에서 꺼내면 안 된다. 분명 경고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젠 더 잘하는 팀들, 더 재밌는 축구를 하는 팀들에 눈길이 간다며 자연스레 리버풀을 버리겠다는 팬들의 글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한 번 리버풀을 좋아한다고 결심했던 팬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리버풀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는 것이다. 분명 좋은 현상은 아니다.
 
이들이 실망감을 느끼는 이유도 이해는 간다. 우선 지난 시즌 보여준 리버풀의 모습과 올 시즌 보여준 리버풀의 모습은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다.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괴리감이 들 정도다. 지난 시즌 정말 어렵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했고, 드디어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밥 먹듯이 하는 팀으로 자리를 되찾았구나 싶었건만, 이후 보인 리버풀의 모습은 잊어버리고 싶은 암흑기를 다시금 떠오르게 하고 있다. 리버풀 특유의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역습 축구에 매력을 느꼈던 팬이라면, 최근 리버풀의 모습에 매력이 반감됐을 수 있다. 리버풀을 제외한 여러 팀은 리버풀보다 상황도 좋고, 경기력도 시원시원하니 현혹될 가능성마저 열려있다. ‘나는 언제나 콥이다!’고 외치는 팬들마저도 사실은 마음속으로 타 팀의 부러운 행보에 현혹되고 있을 수 있다. 누구에게나 그런 유혹이 있는 건 당연하다.
 
잘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지지팀을 바꿔가며 응원하는 것이 꼭 나쁜 건 아니다. 누구에게나 선택의 자유는 있고, 타 팀의 전성기에 달한 경기력을 보며 응원팀을 바꾸는 것도 축구를 즐기는 관점 중 하나다. 하지만 대부분의 축구 팬, 특정 팀의 팬들은 기본적으로 최근 경기력, 성적과는 관계없이 그 팀 자체에 매력을 느꼈기에 그 팀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것이다. 많은 축구 팬들이 이와 같은 이유로 자신의 팀을 응원하고 있고, 자신의 지지 팀과 함께 축구라는 스포츠를 제대로 즐기고 있다. 지금은 저 팀이 잘해 보인다는 이유로 여러 팀을 오고 가는 것이 객관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진심으로 팀을 사랑하는 팬들의 관점에서는 이들이 진정한 팬으로 보이지 않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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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 클럽이 더 잘해보이고, 멋져보여 옮겨가고 싶은가? 하지만 이러한 응원 방식은 결국 축구를 즐기는 데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리버풀을 응원하는 콥들은 리버풀이라는 팀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이 팀과 함께 호흡해오고 길을 함께 걸어온 팬들이다. 국내에 있는 팬들이 현지 팬들만큼의 팬심을 보이기엔 어렵겠지만, 국내 콥들도 국내 팬들만의 방식으로 리버풀을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다. 성적과 경기력과는 관계없이 리버풀과 함께 축구를 즐기며, 리버풀을 통해 축구가 선사하는 오만가지의 감정을 함께하고 있다. 이들만이 느끼는 즐거움은, 여러 팀을 떠돌아다니며 지지팀을 바꾸는 이들은 결코 느껴볼 수 없는 감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이 축구를 더욱 재미있게, 진정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팀의 부진한 모습도 어찌 됐든 리버풀이라는 클럽의 발자취 중 하나다. 그들이 사랑하는 클럽의 역사이자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는 이야기다. 소설책도 갈등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책의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하며 함께 시련을 겪고, 그것을 이겨나가는 과정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승리만을 찾기 위해 지지팀을 옮겨 다니면, 승리 외에 축구가 선사하는 다른 즐거움은 누리지 못한다. 부진에 빠진 우리 팀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추억, 짜증과 분노, 아픔.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극적으로 부진을 극복하고 팀의 부활을 함께할 수 있는 이들의 쾌감. 갈등이 없는 소설책에서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 있듯이, 승리만 있는 축구에서도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승리 이외의 다양한 감정을 통해 팬들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많은 스포츠다. 그리고 진정한 클럽의 팬은 클럽의 상황이 좋던, 좋지 않던 그 팀이 새롭게 그려나가는 역사를 같이하며 축구가 주는 오만가지의 즐거움을 자신의 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다. 오직 최근 보이는 일시적인 경기력과 좋은 성적만으로 지지팀을 망설임 없이 바꾸는 이들은 분명 축구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지지팀과 끝까지 운명을 같이하는 자, 지지팀이 현재의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기다리는 자, 그렇게 지지팀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자. 결국, 진심이 더해진 콥들의 기다림에 리버풀은 다시 응답해줄 것이고, 많은 콥들이 지난 시즌처럼 환호할 수 있는 찬란한 시간이 올 시즌에도 다시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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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할 땐 그리도 욕했지만, 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도 덩달아 웃음이 지어지는 지 모르겠다. 이것이 바로 우리 선수에 대한 애착이다. 우리 팀의 선수이기에, 우리 팀이기에 가져지는 애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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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든 상황에서도 새롭게 등장한 신예가 희망을 선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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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함께 복귀를 기대하는 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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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간 자들의 빈자리는 우리 모두에게 슬픔을 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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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스타가 다시 우리의 응원을 받고)
 
(△ 머지 않아 리버풀의 중심이 되어 새로운 역사를 주도한다.)
 
(△ 우리의 모든 공감은 리버풀을 통해 이루어진다.)
 
최근 리버풀은 여러 악재로 인해 어렵고 힘든 상황이다. 나날이 상승세를 탈 거 같던 구단의 행보는 올 시즌 들어 잠시 주춤한 상태다. 그럴수록 콥들은 우리의 지지팀인 리버풀을 더욱 믿어주었으면 한다. 모두가 리버풀로 하나 된 자들이고, 리버풀이라는 팀에 매력을 느낀 자들이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도 팀을 버리는 건 어렵지 않은가? 상황이 좋던, 좋지 않던 리버풀과 함께하는 그 자체로 행복하며 더욱 굳건한 믿음을 가졌으면 한다. 특히 가장 중요한 희망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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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리버풀을 사랑하는 콥이다. 그리고 You’ll Never Walk Alone. (버풀니즘 글 : 임형철 / facebook.com/gudcjf758)
 
 
 
※ 버풀니즘은 리버풀 FC만을 위한 칼럼 시리즈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콥 여러분들의 구독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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