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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여름 축제
게시물ID : panic_884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35
조회수 : 184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6/10 20:13:42
여름 축제

무섭지는 않겠지만 신기했던 경험담을 하려고 합니다.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저는 친구들은 보지 못 하는 걸 보고 울거나 도망치곤 했습니다.
신사 축제가 벌어진다고 부모님과 같이 보러 갔습니다.
시골이라서 축제판도 그리 크게 벌어진 것도 아니고,
노점상은 10개 정도만 열리는 작은 축제입니다.
그래도 노점상이 늘어선 것을 보니 마음이 들떠서
부모님 손을 잡고 두리번거리며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보니 손을 흔드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눈길은 저를 향해 있었고, 싱글벙글 웃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 쪽으로 가는 사람도 없었고, 함께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부모님 손에 끌려가는 바람에 할머니가 안 보이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가게들을 둘러보며 먹거리도 먹고, 장난감도 사서
먹을 수 있을만한 곳에 앉아서 불꽃놀이 시간이 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얘야…"
하고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아까 그 할머니가 거기 계셨습니다.
새하얀 기모노 차림에 앉아 있던 저에게 눈높이를 맞추듯 쭈그리고 앉아 계셨습니다.
표정은 아까처럼 싱글벙글하셨고요.

모르는 사람이 나한테 말 걸었다는 마음에 무서웠지만
부모님이 바로 곁에 계시니까 할머니를 계속 바라봤습니다.
그러자,
"너 이제 몇 살이 되었니?"
하고 갑자기 물어보시기에 저는 '8살이요'하고 답했더니
"그러니… 벌써 그렇게 컸구나. 코유리(가명) 아줌마도 그만큼 나이 먹은 게지"
하고 말하시길래 '할머니 이름이 코유리예요?'하고 여쭤봤더니
"그렇단다. 어릴 때 내가 너 안아주고 그랬는데. 너무 어려서 기억 안 나려나?"
여전히 싱글벙글 웃으며 말하셨습니다.

그런 이름은 들은 적이 없으니 옆에 계시던 엄마에게
'여기 코유리 아줌마 있어'라고 말하자마자 엄마가
"뭐?!"하고 비명 같은 소리만.
여기 있잖아…하고 돌아보니 거기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엄마 말로는 제가 태어나고 머지 않아 암으로 돌아가신 코유리 아줌마라는 분이 계셨고
매일 제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합니다.
자기 아들처럼 살뜰히 봐주시고, 딱 한 번 엄마가 절 데리고 보러 갔더니
싱글벙글 웃으며 절 안아주셨다고 합니다.

저는 전혀 기억도 안 나고, 코유리 아줌마 존재 자체도 몰랐습니다.

엄마는 "네가 많이 걱정되셨나보구나"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후로도 코유리 아줌마는 보지 못 했습니다.

별 이야기 아니라 죄송합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0223820.html#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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