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되찾았다.
아니, 너를 되찾았다기보다는 너를 잃지 않았다는 말이 옳다고 해야 할까.
헤어진 게 거짓처럼 느껴졌다. 너와 함께 있는 게 편했고, 너와 있을 때 내가 비로소 나인 것 같았다.
네가 있는 하루가 다시 나를 두드렸다.
네가 옆에 없어도 너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네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같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이상 불안하거나 초조하지 않았다.
네가 내 사람이라는 사실이 다가왔다.
저녁이 조금 지난 시각에 네 집을 나왔다.
배웅을 해 달라는 말에 잠깐 고민하던 너는 곧 자리를 일어섰고, 귀여운 다람쥐 마냥 팔짱을 끼고 옆에서 쫄쫄 따라왔다.
이런 말은 실례일까 모르겠지만 꼭 아이를 키우는 것 같다.
뭐, 그 말을 밖으로 꺼내면 넌 분개할 테지만.
우리의 불편하게 일그러진 시간들은 곧 다시 제 자리를 되찾았다.
평소처럼, 작은 여운을 남기고 희미해지다 이내 옅어졌다.
나는 불편함이 사라진 이 시간이야 말로 내 시간, 우리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다시 배웅을 나왔을 때, 비로소 함께 있음이 느껴졌다.
우리를 지나치는 시선들, 시선사이로 함께 거니는 시간들, 그 시간 속에서 부유하는 우리.
네가 함께 있는 시간은 어딜걷든 혼자인 시간보다 훨씬 따뜻했다.
단조로운 평화로움이지만, 느슨해도 끊어지지 않을 팽팽함을 알기에.
"오늘은 평소보다 덜 춥네."
내 말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네가 말을 뿌렸다.
"그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