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무릇 죽음에 대한 공포라 함은, 그 직전에 닥쳐올 고통이라던가,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서 닥칠 지인들의 슬픔 등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닌것 같다. 자기(自己)라는 존재의 사라짐 즉, 부존재가 그것이 아닐까 한다.
역으로 생각하면 삶은 존재를 자각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Cogito Ergo Sum이라는 데카르트의 명제는 자캉이 프로이트 심리학을 도입하여 절대자아(Ego-Superego)를 해체함으로써 반박되었지만 각자가 자신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고, 그러한 존재(Cogito ; 생각하는 나)의 존재성이 각 개인을 살아있도록 이끈다.
생물학적으로 생존 중이지만 자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죽은 것과 다름이 없다. 단편적 삶의 일상화, 난해한 사고를 거부하는 사람들,
슬프게도 이러한 현상들이 조작된 것이라면, 계획된 것이라면, 의도된 것이라면, 이 사회는 죽은 것이다. 살아있는 것은 이러한 현상을 계획한 자들과 단편화된 일상 속에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