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경제학의 거두인 그레고리 맨큐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011년
강의 도중 뜻밖의 낭패를 당했다. 학생들이 수업내용에 대한 항의표시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린 것이다. 지난해에는 영국
맨체스터대 학생들이 기존 경제학이 세계 경제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커리큘럼 변경을
대학 측에 촉구했다. 이들의 최대 불만은 신고전학파 경제학이 2008년
금융위기를 제대로 예측하지도, 설명하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컬럼비아대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영국 중앙은행의 앤디 홀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대학생들의 항의에 지지를 표명했다.
최근 '헤지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가 후원하는 신경제사고연구소가 '대안 경제학 원론'을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경제학의 바이블로 불리는 '맨큐의 경제학'에 대한 반발 기류가 모아진 이 책을 대안으로 삼은 커리큘럼 개편에 미국의 컬럼비아대와 매사추세츠대, 영국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프랑스의 파리정치대학, 헝가리 부다페스트 소재 센트럴유러피언대학,
호주 시드니대, 인도 방갈로르 소재 아짐프렘지대학 등이 동참했다.
출판가에서도 대안 경제학의 열기가 뜨겁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의 사촌 형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의 '한국 자본주의',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의 '21세기 자본' 등이 나란히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중심의 사고와 신자유주의적 시각에서 탈피한 책들이다. 현재의 경제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은 물론 미래의 경제 리스크에 대한 전망과 예방책에서 주류 경제학과 입장이 사뭇 다르다.
세계 각국의 경제정책에서도 대안적 모색이 분주하다.
일본은 재정
확대·통화완화·구조개혁을 세 화살로 삼은 '아베노믹스'를 추진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드라기노믹스'가 태동 중이다. 우리나라는 확장적 재정정책 중심의 '초이노믹스'의 길을 걷고 있다. 경제상황이 엄혹해지면서 학문과 정책의 혼란까지 커지는 양상이다. 그럴수록 핵심을 놓쳐서는 안 된다. 경세제민(經世濟民)을 줄인 말이 경제다. 정치를 잘하고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보살피는 것이 경제의 요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