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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나의 사생활이니 궁금해하지 말라"
게시물ID : sisa_5529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필
추천 : 7
조회수 : 4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26 10:00:53
왕권보다 신권이 강했던 조선, 그중에서 그나마 왕권이라는 것을 누렸던 것은 태종입니다. 정몽주을 선죽교에서 철퇴로 때려죽였을 정도로 혈기넘치고 힘있는 왕이라 외척들을 물리치고 왕권을 확립했죠

그 태종 1년, 태종이 편전에서 쉬는 데 사관 민인생이 들어옵니다. 태종은 "여긴 내가 쉬는 곳이니 사관은 오지 마라" 고 하자 민인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臣如不直, 上有皇天”(신이 만일 곧게 쓰지 않는다면 위에 하늘이 있습니다)

 민인생은 이후 편전의 병풍뒤에 숨어있다가 왕에게 걸려 귀양갑니다. 그전에는 사냥에 따라오지 말라고 하자 복면을 쓰고 따라갔다가 걸리죠 .
그런데, 민인생만 유달리 집요했던게 아닙니다. 태종 19년엔 사관 최사유도 편전에 들어갔다 걸리죠

신하들도 계속 "임금님의 어진 말씀을 사관들이 전하려면 옆에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고 꼬십니다.

왕은 "편전생활이나 사냥같은것은 내 사생활인데 뭘 그리 적으려 하냐. 궁금해하지 말라"고 버텨봅니다만 결국 신하들을 이기지 못하고 태종 25년, 사관의 편전출입이 허락됩니다.

조선왕조 시대 사관들의 활약은 이뿐 아닙니다. 왕이 격구(축구 비슷한 경기)를 하거나 사냥을 떠났을때일도 다 기록합니다. "왕이 말에서 떨어진 후 '사관이 이를 기록케하지 말라'고 하셨다"(태종 4년)가 백미죠

사관들이 목숨을 걸고 만들어낸 결과물인 조선왕조실록은 우리에게 그때의 교훈을 보여주는 소중한 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선정되는 세계가 인정하는 값진 보물이 됩니다.
 
왕조시대 왕들조차도 사생활 하나 없이 일거수 일투족이 기록된 나라에서 "사생활이니 나의 7시간에 대해 궁금해 하지 말라"는 대통령이 나온건 참 아이러니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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