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슬픈 이야기
아직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는, 조금 슬픈 이야기입니다.
올해 정월 초하룻날, 폭설 때문에 귀성을 못 한 바람에 며칠 후에 돌아갔습니다.
평소에 사설 철도로 귀성하는데, 그날은 왠지 일본 국철을 타고 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국철로 고향에 돌아갔습니다.
개찰구를 나오려던 찰나, 뒤에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하고 누가 말을 걸었습니다.
돌아보니 처음 보는 사내가 있었습니다.
길 물어보려는 건가 싶어서 멈춰 섰더니, 그 사내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전에 장의사 일을 해서인지 "보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제 허리춤에 최근 돌아가신 "다리가 안 좋은 사람"이 붙어 있다고 했습니다.
"짚이는 거 없으십니까?"하고 물었는데, 그땐 아무 생각도 안 나서 "없는데요"라고 답했는데
나중에 떠올랐습니다.
실은 동서의 조부는 다리가 안 좋으신 분인데, 며칠 전에 돌아가셨더랬습니다.
그 "보인다"는 사내는
"하반신 상처나 산부인과 관련 질병을 조심하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임신했다는 게 밝혀 졌고
그런데... 한 달 후에 유산했습니다.
동서에 대해 안 좋게 여겨서 벌을 받은 걸까요?
하지만 처음 가진 아기였기 때문에 안 데려갔으면 했습니다.
남편에게는 아직 말하지 못 한 어느 겨울날 있었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