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배는 고픈데 먹을 것이 음스므로 음슴체
평소 벌레 많기로 유명한 학교 기숙사에서 벌레와의 전쟁을 치루고 난 후
주말이 되어 집에 옴... 물론 좀 거리가 있으므로 통학버스 - 일반버스 행이었음.
원체 버스와 친해지지 못하는 체질 + 노트북(feat.새로 산 옷)이 든 가방 때문에
오른쪽 승모근이 심하게 눌려 속이 뒤틀려 가던 차에 드디어 버스에서 내림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집까지는 내리막길인데 집으로 가려면 계단 하나를 거쳐가야함.
계단내려가는 길까지 종종거리면서 갔는데..
아무생각없이 계단 2칸정도 내려간 후 계단 저 밑 아래를 보는데
왠 고양이갘ㅋㅋㅋ계단을 올라오던 중이었음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뭐지...........????
고양이랑 문이 딱 마주치는데 서로 멍때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마치 좁은 복도를 지나가야하는데
저 건너편에서 내쪽으로 오는 사람을 만나는 그런...
한쪽이 비켜줘야 하는 그런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음ㅋㅋ
너무 놀라면 아무 생각이 없거나 반응이 가라앉는다는 말 그대로
진짜로 아무렇지 않게 손을 들어서
'나 먼저 내려갈거니까 니가 비켜'라는 뜻을 담아서
손을 약하게 훠이~훠이~하듯이 하니까
(계단이 가파라서 높은 굽구두 신은 상태라
다시 올라가기엔 너무 지쳤던..ㅠㅠ평소라면 비켜줬을 겁니다)
알아들었는지 갑자기 뒤돌아서 계단을 총총 내려감...
아 뭐지 이건뭐지 하는데 그 뒷태에 일차 심쿵..
그리고 내려가라는 듯이 계단 초입 근방에 있는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서 빤히 나를 보는데 이차 심쿵...
그래서 계단 다 내려가고 일부러 조금 멀리 빙-돌아가니까
(가까이 가면 도망가거나 위협적이라고 생각할까봐 나름 하는 배려..)
눈을 마주치더니 휙하고 돌아서서 쿨하게 갑디다
뽀실뽀실한 뒤태로 날렵하게 2층 계단-3층계단 난간 사이로
쑥 들어가버리는 걸 보고 삼차로 심쿵ㅠㅠㅜㅠㅜㅜ
계단 폴짝폴짝 잘 올라가더라구요..
고양이 계단 올라가는걸 이렇게 직접 볼줄이야ㅠㅠㅜ감격...!
그 순간에는 막상 닥치니까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까 그제서야 실감이 나더이다.....
그 후에 정신 혼미해진 채로 휘청거리면서 집에 갔습니다ㅠㅠ
너무 귀여웠음ㅠㅠㅠㅜㅜ
어케 끝내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