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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의도서관] 책이야기 11번째 (퀴어 문학특집)
게시물ID : readers_88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르헤스
추천 : 9
조회수 : 16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9/11 20:51:49
안녕하세요. 어린왕자의 도서관을 쓰던 인간이 어린왕자라고 말하기 어색해서, 보르헤스의 단편 '바벨의 도서관'에서 따온 제목으로
책서평을 이어서 쓰려고 합니다. 그래서 닉네임도 바꾸었습니다. (어차피 보실분들만 보지만요) 어째든 이번 서평은
제가 벼르고 있던 퀴어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유는 이번에 원래는 살인자 특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동성커플의 첫 결혼으로
화제가 많이 오르는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서 올립니다. 퀴어 문학이라고 해서 눈쌀 찌푸려지는 문학이 아니라
현실성과 함께 재미 그리고 깊은 사색까지 이끌어 내는 책들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오늘의 책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정크 - 김혜나
 
  오늘의 작가상 '제리'라는 소설로 등단한 작가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김혜나 작가가 아직 완성하지 못한 청춘 3부작의 두번째 작품입니다. (인터뷰에서 곧 세번째 작품이 나온다니 지켜 봐야겠네요) 이 작품은 퀴어문학 특집 답게 게이인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이 소설은 특히 청춘에 대한 복잡하고
아직은 불안정한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슬픔과 좌절을 담아냅니다. 이 부분만 본다면 그저 단순한 청춘 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소수의 존재들이라는 점입니다. 자신과 다른 남의 세계를 동경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동성애를 가지고 있는 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 실례지만 표현상 쓰겠습니다)  부분을 공감하며, 이해하는 세계로 돌아옵니다.
  저는 이 소설을 보면서 청춘이 아니라 청춘이라는 이름의 소수를 받아들이라는 그리고 숨기지 말라는 느낌으로 읽혀졌습니다. 겉으로는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 이지만 지금 이 현재의 세상에 소수가 받는 차별과 망상 혹은 분노하는 하지만 좌절하는 삶. 마치 물고기처럼 물 속으로 들어갔지만 결국 이 속에서 자신을 찾지도 못하고 숨이 막혀 죽어나가는 그런 모습처럼 느껴졌습니다.
  청춘이라는 이름이 극단적인 모습으로 혹은 소수의 모습이 이렇게 극단적이지 않아 (좀 소설이 과격합니다 라고 말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김조광수감독처럼 행복하거나 홍석천처럼 자신의 모습에 떳떳해지는 모습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그런 청춘의 오류를 겪으면서 좌절하고 숨이 막히고, 혹은 방황도 하다가 이 자리에 오른거라고. 소설 속 주인공의 대답처럼 들려지네요. 어째든, 이 소설은 매우 과격합니다.
(일본의 야먀다 에이미정도 되는 작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이 소설이 보여주는 청춘의 좌절과 오류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아직 우리는 숨을 쉬고, 있어 라는 미약한 희망을 잠시나마 부여잡고 있는 듯해서 이 소설이 아주 약간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2. 반짝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
 
  이번에도 일본 소설이 덧붙여지네요. (뭐 이건 제 개인의 취향이니까요.) 이번 특집에는 나이 순대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소설 에쿠니 가오리 특집도 했지만 그래도 퀴어문학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고 싶던 '반짝반짝빛나는' 입니다. 이 소설은 에쿠니가 초반에 썼던 소설이라서 조금은 밝으면서도, 단순합니다. 그리고 막장같습니다. (레알!!) 정신병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와 동성애인을 가진 남자의 결혼생활 입니다. (역시 에쿠니)
  이 소설을 제가 뽑은 이유는요. 일단 소설전체가 약간 동화같은 점도 있지만, 동성애에 대한 차별없는 마치, 그저 일상 그 자체라고 소설 속에서 말하고 잇는 점이라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아 우리는 그저 똑같다고. 특히, 이 소설의 재미는 그저 살아 가는 관계와 방식과 일상을 복잡하게 엮어 나가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성애를 가진 인물과 정신병을 가진 인물의 심리 상태 혹은 부모님의 걱정과 시선들. 지금 우리가 동성애자들을 보는 시선과 방식이 고스란히 소설 속에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의 부족함과 슬픔을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를 믿고 따르는 관계를 통해 한 걸음더 일상에 친숙 해지거나 사람에게 손을 뻗는 성장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20살이 넘은 이미 청춘의 시기를 지났지만 성장이라는 것은 청춘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그래서인지 이 작품이 더 매력있고, 에쿠니를 처음 읽는 분들에게 먼저 권해드리는 이유가 이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막장이라서 더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 같이 읽으면 좋은 단편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이것도 같은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읽으시면 한 번더 에쿠니의 막장(?!)을 느끼 실 수 있습니다. 반짝반짝빛나는의 뒷이야기 입니다.)
 
3. 싱글맨 - 크리스토퍼 이서우드
 
  이동진의 빨간책방에도 추천한 소설이죠. 에브리맨과 싱글맨. 정말 좋은 작품을 이제야 이야기 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전문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빨간책방을 야매로 보고 싶다면 저의 글을 봐주세요.) 이 작품도 60년대가 배경이지만 현대의 퀴어문학 혹은 영화에 뒤쳐지지 않는 감각적인 작품입니다. 저도 읽으면서 놀랐던 것이 동성애자를 보는 그들의 시선과 심리 상태를 너무나도 세세하게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하루 동안이라는 시간에 제한에도 이야기가 깔끔하고, 결말 또한 아주 좋았습니다. 그만큼 이 소설을 쓴 작가의 능력 또한 대단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더 좋은점이 이 보다 더 그 시대의 동성애와 관련된 감정과 상처 혹은 스스로가 감추고 싶은 부분의 허물마저 드러내는 소설이 없다는 점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성애는 현대에 와서 많은 작품으로 재조명하고, 새롭게 드러내고 상징화 시키지만 그 시대의 용기있는 고백 혹은 자신이 마음 속에 담아둔 하지만 말로는 꺼내지 못하는 부분을 드러내면서 그들에게 (숨겨놓고 마음을 닫는) 용기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되네요.
  번역자는 이 소설을 나이가 들고나서 읽어본다면 그 느낌이 하루하루 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린왕자처럼 나이가 들면서 드는 생각과 경험이 결국 책의 내용을 보는 느낌마저 다르게 만들어 낸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10년 지나 다시 이 책을 펼쳐보고 느껴지는 생각이 궁금하네요)
이 책은 어려운 부분도 없고요. 매우 좋았습니다. 문체도 깔끔하고 번역도 매우 잘 되있습니다. (역시 빨간책방 책고르는 솜씨는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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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무사히 퀴어문학을 끝냈네요. 다음에는 아마 가족소설과 도시 특집 아니면 퀴어만화(제일 유력 -퀴어문학과 만화로 퀴어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퀴어 만화를 한다면 좀 더 퀴어에 대한 이야기를 세밀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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