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서 시작 했어.
날 때 부터 부부로 태어나는 사람들은 없잖아.
혼자 살기 적당한 집이지만 어쩐지 외로워 보여.
조깅을 하다 만난 남자와 대화를 하다 데이트를 하게 됐어.
어찌나 코가 높던지. 배가 고픈줄 화장실이 가고싶은줄도 모르고
계속 이야기를 해 댔더니 목이 잠길 지경이었달까?
그는 왠종일 재잘 거리는 내가 싫지는 않았는지
내게 먼저 연락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 연락을 잘 받아 주었고
우린 함께 자주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뿐인데.
그런 만남이 어디서 부터 잘 못 되었는지
난 알 수 없는 예감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을 때 쯤
어느 순간 부턴 내 이야기보단
내 몸에 관심을 더 보이며
날 그럴려고 만나는건지 의심이 들기 시작하는데..
오빠! 나 그럴려고 만나?
어휴 말도마요. 나 아랫집 사람인데.
총각 둘이서 가구를 하루에도 몇번씩 들었다 놨다 하는지.
내가 참다 참다 신경쇠약이 걸려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니까 그래.
총각 둘로 인한 층간 소음 주민 피해자 모임
회의 진행 도중 누적된 스트레스로 옆집 아가씨 사망
그녀가 날 좋아하는줄은 알았지만
끌리지 않는 사랑을 어떻게 하겠나.
그래도 날 좋아 해 준 사람에 대한 예의로 그녀의 장례식장에 온 나는
저승사자와 셀카를 찍으며 SNS에 사진을 올리는걸 잊지 않았댜
님 우리 왜 열달만에 폭삭 늙음?
너무 고생을 하며 살았나? 엊그제 20대였는거같은데.
왜 갑자기 퐉 늘금? 님 이해 불가염.
내가 님보다 잘생긴건 자명한 사실이니
나 젊었을 때 모습을 담아
유전자 조작으로 새아들 낳아요
입양해서 기른들 나중에 크면 지부모 찾으러 간다는데
그냥 내 유전자로 된 내 아이 낳고 싶어 여보.
그렇게 나님은 두분의 아빠 중
한 분의 아빠를 닮은 아이로 태어남
햐~ 공기조으디
아빠1 : 모처럼만에 다 같이 모여 있으니 화기애애 하군 그래. 오늘 야근 하고 들어와서 그러니 당신이 우리 옛날 이야기나 아들한테 해줘봐요.
아빠2 : 그럴까나. 얘야 니 아부지는 말이다. 나보고 만나달라 사귀어달라 사랑해달라 정말 눈 뜨고 있는 시간 내내 나에게 졸랐단다.
아들 : 에이~ 거짓말이죠? 오래 된 부부들은 사실을 거꾸로 이야기하고 그러잖아요.
아빠2 : 아냐. 내가 아들한테 거짓말 할게 뭐있어. 근데 무서운 사실이 하나 있단다. 나 이후로도 니 아부지가 몹쓸 바람기를 주체 못하고
꼬신 사람이 한둘이 아니야. 그런데 결혼하기를 주저하거나. 연애하는걸 거절하면... 모두 다 가루로 만들어 유골함에 담았단다.
아들 : 네...? 유골함이요?
아빠2 : 그래 집에 있으면서 거실에서 보지 않았느냐
아들 : 서..설마
아빠1 : 즘끔믄.. 느즘브... 애흔트 믓흐는 믈이 읍느.....
뤼...뤼얼...? 거실에 놓여 있는 유골함들의 출처가...
조상님들이 아니라... 아빠한테 코든 사람들이었어....?
난 여태까지 우리 가문의 조상이 열 분은 되는 줄 알고
뼈대 있는 집안이라 생각했는데......
사실인걸까....
아빠1 : 자. 너도 이제 들어버린 이상. 네 할 일을 해야지. 정 못하겠으면 눈 앞에 있는 약을 마시고 내 눈앞에서 사라지거라.
아들 : 흠...........
으윽... 세상에... 이럴수강....
충격이 너무 커서 그냥 죽을려고 했는데...
먹으면 죽는건줄 알았는데 콜라였엉 ㅜㅜ 아빠미웡
아빠1 : 내가 아무리 막장이여도 아들까지 버리는 비정한 애비겠니. 근데 이게 사약이었으면 어쩔려고 먹음? 아무리 내아들이어도 좀무섭넹.
아들 : 헤헤. 나 일 시작함. 태어난지 얼마 안됐는데 직업생김 ㅋ 납골당 관리자데스. 아빠가 이렇게 일하는거라고 알려주시는중.
여기 서서 고객을 맞으면 됌.
아빠는 직접 고객을 섭외 했다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난 여기 가만 서있어도 고객 들이 산책하다 집에 들어옴.
부르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더 자세한 내용은 영업 비밀이니까 쉿...
근데 마무리를 어찌 해야 될지 모르겠음.
나 좀 조니뎁 닮은 것 같음.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