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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실화 반말체]
게시물ID : panic_886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iilliillli
추천 : 26
조회수 : 206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6/22 00:39:43
부동산 분양 일을 하면서 숙소로 사용하던 곳의 90%는 모텔이었기에

나는 전국각지의 모텔들을 한번씩 다 다녀보았던 것 같다

정말 호화스러웠던 모텔(물론 분양이 잘되서 돈을 많이 버는 날이라면),

다른 형님들 방 침대가 물침대여서 내 방 역시 물침대인줄 알고 다이빙했다가 

돌침대였던 훼이크 시전 모텔,

방이 각종 벌레와 곰팡이에 쌓여있어 그냥 밖에서 자는게 낫겠다고 생각이 들만큼 허름한 모텔 등..

정말 우리나라엔 별별 모텔들이 다 있구나 싶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모텔들이 몇군데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수원 영통구에 위치한 한 모텔이었다

외관상 굉장히 허름해서 다른 곳으로 잡자고 건의하였지만

형님들은 수입과 비교했을때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그냥 여기서 머물자고 하셨다

뭔가 모텔이라기보다는 여관에 가까웠고

복도는 핸드폰 불빛을 비추지 않으면 호실을 찾기에도 굉장히 애매하게 어두웠다

철문과 안전잠금장치로 된 요즘 모텔들과 달리

그 모텔은 모든 문이 그냥 나무 문이었다

여느 가정집에 있는 딸깍이 있는 그런 문..

첫날은 너무 피곤해서 램수면을 했고 다음날 출근을 하기위해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시작했다

한창 씻고 있었는데 비릿한 냄새가 확 풍겨들어왔다

그리고 

"@@#$!@#" 뭐라고 알 수 없는 소리도 들렸다

그냥 참고 샤워를 하기에는 너무 참기 힘든 냄새여서 나는 출처를 찾기위해 계속 두리번 거렸다

소리가 나는 방향은 모양새를 설명하기 힘들지만 

화장실 천정 환풍기 옆에있는 네모난 배기구? 또 다른 환기구? 여튼 그 곳 이었다

변기위에 올라가서 귀를 대보니 그 비릿한 냄새랑 사람 소리가 막 들려왔다

지금도 그 비릿한 냄새 생각을 하면 세살때 먹던 치즈뽀또가 올라올 것만 같다

여튼 대수롭지 않게 씻는 걸 마무리하고 출근을 했다

우리는 아침에 사무실에 도착하면 커피 한잔하면서 하루 일과에 대해 브리핑 하는 시간을 갖는데

한 형님이 "우리가 자는 모텔은 각 방마다 화장실 환기구를 일체형으로 쓰나봐 이상한 냄새가 엄청 심해" 라고 말씀하셨다

나만 맡은게 아니었구나..

나도 한마디 거들려하는 찰나에 제일 큰 형님이 "모텔이 구려서 그래" 라고 말씀하시며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 이상한 말소리도 같이 들렸다고 언급하지 않았다

퇴근 후 숙소로 돌아와보니 그 냄새가 엄청 심하게 났다 

뭐랄까.. 여름철 한창 노출 된 음식물 쓰레기통 냄새? 생선 썩은내? 그냥 방에 진동을 해서 문을 다 열어놓고

환기를 시켰다 밖에서 약간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내려가 보니

형님들과 모텔 사장님이 싸우고 있었다

"와서 냄새 한번 맡아보시라니까요? 무슨 발 안닦은 냄새가 진동을해요 진짜로"

여기서 한번 빵터짐..

"야 막내야 너도 이리와서 얘기 좀 해봐" (당시 제일 어려서 이름말고 막내로 불렸었다)

나도 쭈뼛쭈뼛 다가가서 정말 냄새가 심하다 방에 진동을 한다고 의견을 냈다

근데 원래 모텔 사장님이면 이런 문제에 대해 처리를 해주려고 해야 할텐데 그런 움직임이 없었다

계단을 올라가는 내내 사장님 표정이 뭔가 귀찮은데 마지못해 올라가는 뉘앙스가 풍겼다

정말로 거짓말이 아니라 

내방과 형님들 방만 환기시키기 위해 열려있고 나머지 세개 방은 문이 다 닫혀있었다

물론 그 방에 체크인 한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은게

처음 방을 잡을때 사장님이 다른 방들 전부 장기투숙으로 들어가 있고 

우리 층 그마저도 딱 네개 방만 남아있는 걸 주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작고 허름한 모텔에 우리 층 네개방을 제외하고 전부 장기투숙하는 사람들만 있다는 얘기가 된다

(뭐..물론 우리도 어떻게 보면 장기투숙이지만..)

한창 주변에 공사장이 많아서 인부들이 장기투숙 하는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냄새를 참아가면서 방문을 닫아 놓고 있다는게 조금 껄끄러웠다

사장님이 같이 올라가서 내 방에 들어가 냄새를 슥 맡더니 "심하긴 하네.." 라고 말씀하시고

다른 방들도 전부다 둘러보셨다

결국 가장 그나마 가장가장 냄새가 덜 나는 형님 방으로 모든 인원이 합쳐 들어갔다 나 역시..

확실히 내가 사용하던 방보다는 냄새가 덜 났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짐을 다 옮기고 다 같이 둘러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술이 떨어져서 형님 1이 술을 사러 나가셨다

10분쯤 지났을까 형님이 "X발" 욕을 하시며 들어왔다

이유를 묻자 우리 층에 나머지 사람들 왠지 조선족 같다고 말씀하셨다

술을 사서 올라오는데 엄청 시끄러운 소리로 조선족 목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그러다 방문 하나가 열리면서 같은 층 사람과 마주쳤는데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서로 엇갈리지 않고 마주쳐서 몇번 움직이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드라마나 영화보면 서로 지나쳐가는게 아니라 왼쪽에서 왼쪽 오른쪽에서 오른쪽으로 같이 이동하는 그런.. 말하지 않아도 알리라 믿는다

여튼 간신히 지나쳤는데 그 사람이 "한국 떼노무 새끼들은 빨리빨리 비켜야지 X나게 길을 막네" 하면서 궁시렁 대며 지나갔다고 했다

한마디 하려고 했으나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뒤라 말은 못하고 방에 들어온 거였다

술이 어느정도 취했을때 아까 그 형님이 화장실로 볼일을 보러 들어가면서

큰 소리로 나에게 "야 막내야 조선족 새끼들은 다 죽여야되 X밥들 진짜 남에 나라와서 민폐만 끼치는 새X들 어휴" 하면서 

한창 욕지거리를 해댔다 

누워서 자기전까지 그 욕은 계속 되었다 아마 마음에 깊히 담아두는 스타일이었나보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잠이 슥 들었을때 누가 문을 살짝 살짝 두드렸다

시간을 보니 새벽 세시였다 나는 내가 잘못들은 줄 알고 귀를 기울였는데

정말로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똑똑' '똑똑똑'

뭐지 싶어 문쪽으로 다가갔는데 그 비릿한 냄새가 거의 내 방에 20배정도? 심하게 났다

헛구역질이 조금씩 올라올 정도로..

억지로 헛구역끼를 삼키고 누구냐고 물어보려던 찰나에 

"쾅!" 소리와 함께 발자국 여러개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너무 깜짝놀라서 엉덩방아 찧으면서 주저 앉았다가 형님들을 깨웠지만 

만취하신 형님들이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나 역시 그냥 잠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날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고 문을 나섰는데

나무 문에

과도가 꽂혀있었다

아 진짜 소름끼친다 지금도..

과도가 떡하니 문에 꽂혀있었다 

아마 쾅 소리는 그 과도 꽂을때 나는 소리였나보다

형님들에게 다 보여주면서 그제서야 상황을 설명했는데 

어제 욕하는 소리를 저 사람들이 들었던게 아닐까라는 결론이 나왔다..

만약에 내가 그때 대수롭지 않게 문을 열어줬더라면

그들을 안으로 들였었다면

그날 나는 아니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뒤에 이야기는 뻔하듯 다른 숙소로 이동을 했다

사장님께 일정 비용을 제외하고서 말이다

치킨이 10마리 돈도 더 됬을텐데 

여튼 그때 났던 냄새의 출처와 그 사람들이 누군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아직도 미스테리다

귀신을 봤던 모텔 사건도 있는데

이 글이 반응이 좋으면 적도록 하겠다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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