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퇴근하고 나서 짬낚시를 갔었더랬죠,
요즘엔 날씨도 쌀쌀하다보니
근처 저수지 보다는 비싼 기름 조금 더 태우더라도
따끈따끈한 강가쪽이 더 마음이 끌리더라구요
밤 12시쯤 도착해보니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물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수증기에,
달은 구름뒤에 숨었다가 나왔다가
등뒤에선 알수없는 부스럭거리는 소리;;;
전설의 고향 분위깁니다
왠만한 담력으론 낚시하기 어려워요
아무튼 포인트 진입하는 도중 나뭇가지를 잘못잡는 바람에
무릅팍을 콘크리트 모서리에 무르퍽!!! 하고 제대로 갖다 박았습니다.
어마어마한 고통에 목소리도 안나옵니다. 그자리에 주저앉아 3분은 굳어있었을거에요ㅠ
여차저차 해서 간신히 들어갔는데 여기는 처음 와보는 자립니다.
좌측이 상류, 제자리에서 왼쪽은 돌바닥에 발밑에 쓰러진 커다란 나무를 밟고서 낚시를 했죠
이 쓰러진 나무가 물살을 막아주니 안쪽 잔잔한 곳으론 꽤 괜찮은 놈들이 있겠구나 하는 직감이 들었죠.
요즘 스푼쓰는 재미에 오늘도 역시 10g 스푼을 달고 연안 따라 멀리 캐스팅을 합니다.
30미터쯤 될까요? 착수음이 들리고 수심은 2미터 안쪽이겠거니 유속을 감안해서 3초가량 가라앉힌 뒤
리트리브를 시작합니다.
2초에 한바퀴씩...
여섯바퀴,..일곱바퀴...여덟바퀴....
자갈 바닥을 드륵,툭,툭 치고 오는데 갑자기
투~욱,투우우우우우우우욱욱욱욱!!!!
어!?? 뭐야? 나무가진가??
대를 세우고 당겨보는데 이노무 나뭇가지가 갑자기
우악스럽게 낚시대를 흔들어댑니다.
오호호, 이거 괜찮은 배스겠구나 하고 릴링을하는데 라인이 감겨들어오질 않아요
손은 분명 핸들을 돌리고 있는데 스풀은 반대로 돌고만 있어요
끝까지 잠근 드랙조차 말을 듣지 않자 엄지손가락으로 스풀을 잡아가며 펌핑질을 해대길 5분여;;
밟고 있는 나뭇가지 피해가면서 간신히간신히 발앞까지 끌고 왔댔죠.
어디 얼굴이나 한번보자, 헤드라이트를 켜고 녀석을 향해 비추었는데 세상에
배스는 아니고 메깁니다. 근데 이녀석 몸을 뒤집으면서 드러난 하얗게 보인 머리통이 3600 태클박스 정도 크기 되겠더라구요
순간 이놈은 끌어내야겠다 생각을 하고 로드를 세우는데 돌연 물보라를 일으키고 머리를 흔들어대더니
결국 스푼이 튕겨져 나가버렸습니다.
순간 당황한 찰나에 녀석은 잠깐 숨을 고르는 듯 하더니 이내 물속으로 유유히 사라져 버리더군요.
말 그대로 멘.탈.붕.괴.....
10분여 동안 아~ 무것도 못하고 멍~ 하니 서있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에효....에효....아~~~에효......
에효~~~~~~~~후우~~~~~ㅠ
다시, 가야겠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