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해서 와봤는데 여전히 너무 멋지시네. 고상한 단어의 세련된 배치에 눈이 부실지경이야. 하지만 존나게 돌고돌아서 결국 하는말은...병신같은 남자들의 저질스런 작태에 여성이 피해봤다는 얘기로밖에 안보여.
내가 그래서 물어본거야. 군대를 경험했냐 안했냐..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난 생각해.
군대갔다온 숫놈들이 좆도 아닌 '캠핑경험'에 온갖 신화적인 수식어를 붙여가면서 구라치는건 단 한가지 이유야. 너무나도 무의미한 그 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견딜수가 없는거야.
그런데 그렇게 군대갔다온 숫놈들이 서로간의 암묵적 동의속에 가까스로 하나의 '의미'를 부여해놨는데 어느 군대를 경험하지 않은 '평화주의자'가 지나가다가 그 의미를 박탈해버린거지.
지금 넌 저질스런 다수의 남성이 힘없는 개인으로서의 여성을 파괴하고 있다고 시부리는데, 그 여자야말로 자신의 강의중에 '농담' 한마디 한걸로 군대갔다온 수십만, 수백만명의 박탈당한 젊은 시절을 쓰레기로 만들어버린거야. 한 개인이 불특정 다수의 인생을 나락을 향해 굴린거라고 당신 표현을 빌자면....
여성이 어쩌고..여성이 저쩌고.. 너무 강조하는게...그냥 당신이 여자라는 증거라고 생각하게 하네. 여하튼 중요한건 그게 여자라서가 아니라고. 그게 만약 공익갔다온 김종국이나 소지섭이였다고 해도 엄청난 일이 벌어졌을꺼야. 사실 걔네들은 엄연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그렇게 되면 또다시 '현역제대자들의 터무니없는 위대함'을 들먹이게 되겠지. 아마 당신은 행복해질꺼야. 그 성스러운 전쟁에서는 남성들간의 멍청한 분열사태를 목격하면서 또한번 여성이란 종족의 우월함이 짜릿하게 밀려올테니까.
그러니까 당신이야말로 이 일을 '찌질한 가해자 남성 vs 쿨하지만 피해만 당하는 여성'의 방식으로 끌고나가지 말았으면 좋겠어. 당신같은 족속이 오히려 남녀간의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싸움을 촉발시키고 있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