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링크
혹한은 뼈 속으로 치밀어 들었고, 울프와 클로버는 상호의 공리를 위해 서로를 껴안고 있기로 결정했다. 동굴속으로 세차게 세어들어오는 눈보라는 가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고 이런 대혹한은 포니 대전쟁 이후 처음이었기에 클로버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야말로 스스로 행동하는 혹한은, 포니인 클로버에겐 끔찍한 공포로 다가왔다.
폭설은 더욱 심해져만 가고 있었다.
그때, 꽤나 어눌한 울프의 목소리가 들렸다.
“클로버.”
“왜.”
“정말 마버비 안써짐니까?”
지독하게 이상하게 들리는 울프의 말을 클로버는 이 혹한으로 인해 기능을 일부 포기한 자신의 귀 탓으로 들렸다.
“그래,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 설원에 들어서면서부터 점점 마법의 힘이 약해지더니, 이젠 완벽하게 쓸 수 없어졌다.”
“그러쿤뇨.”
방금전까지 클로버와 폭언으로 뒤덮인 대화를 나누던 울프도, 이 혹한은 견디기 힘든 것인지 진이 빠진 목소리였다. 그에, 클로버는 한숨을 쉬었다. 인정하긴 싫었지만, 그들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울프는 한동안 말이 없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클로버.”
“왜.”
“죄송스런 사시리 이씀니다.”
“뭔데.”
“저, 배가 고픔니다.”
클로버로서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소리였다. 자신은 마법을 쓸 수가 없고, 울프는 다쳤다고는 해도 맹수였다. 도저히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 여건이 아니었고, 그 와중에도 자신 또한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클로버가 그런 말을 한 것은 그다지 이상한 상황은 아니었다.
“나도 그런데.”
“훌륭하군뇨…. 타개할 방버비 업게씀니까.”
“진심으로 충고하건데 네 발을 먹어라. 어차피 제대로 못쓸 것 같은데.”
울프는 그 말에 어설프게 부목을 댄 자신의 발을 바라보았다. 그는 나름 훌륭한 포식자였고 그 덕에 수많은 포니들의 발을 물어뜯어 행동불능으로 만든 경험이 풍부했다. 그리고 그의 경험은 확실히 그의 발이 절룩거리는 역할과 쓸데없이 질질 끌리는 역할 말고는 제대로 해낼 배역이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울프는 그 경험의 충고를 무시하기로 했다.
“실씀니다.”
“왜?”
“씨버머글 자시니 엄씀니다.”
그러며 울프는 입을 벌려보였고, 클로버는 인정했다. 그의 입안은 참으로 훌륭한 폐허였다. 성한 이가 없었고, 흐르는 피들이 자기들 멋대로 엉겨 붙어 그나마 움직이는 혀마저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자신의 귀 탓으로 여겼던 울프의 어눌한 목소리는, 기실 그의 혀가 그 모양이었던 탓이었다.
“언제부터 그 모양이었냐?”
“차차 나빠지고 인는 중이어씀니다. 이제 그게 정저믈 찌근 것 뿌니고요.”
울프는 입을 벌려 무언갈 뱉었고 탁, 하며 피와 가래가 뒤섞인 이빨이 하얀 눈 위에 들러붙었다. 그 모습을 보며 클로버는 잠시 울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그는 아마도 무리에서 도태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울프 또한 짐작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서로가 자신들의 상념에 빠져 허우적거릴 무렵, 울프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입이 열렸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자신의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굼주림병......”
“응?”
“우리는 이걸 굼주림병이라고 부름니다.”
클로버는 ‘우리’가 누구냐고 되묻지 않았다. 그들은 늑대였다.
울프는 조용히 설명했다. 비록 그의 말이 가면 갈수록 어눌해져 나중에는 알아듣기 위해선 상당한 상상력이 필요해지긴 했지만, 클로버는 그의 설명을 이해했다.
늑대들에겐 특이한 유전병이 있었다. ‘굶주림병’이라 불리는 그 병은, 오로지 포니를 먹는 늑대들에게 발병했고, 대체로 포니가 주식인 늑대들에게 있어서, 그 굶주림병은 평생을 이고 살아가야 할 지병이었다. 굶주림병은 평소에는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병으로 치자면 아주 신사적인 병이었다. 허나, 포니의 고기를 섭취하는 것을 중단하면, 그 병은 온 힘을 다해 숙주의 몸을 진창으로 만들었다.
중단 기간이 어느 정도 되어야만 발병한다는 지침 같은 것은 없었다. 지독히 개인의 성향을 따르는 질병이었고 한날한시에 태어난 형제들도 그 기간은 천차만별이었다. 굶주림병의 유일한 공통점은 그 증상이 입안을 엉망으로 만든다는 것이었고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 종내에는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점이었다.
설명을 마친 울프는, 실로 지쳐보였다. 그 모습을 보던 클로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고. “그럼, …….” 입을 닫았다. 클로버는, 그리고 또한 울프도 그 말 끝에 무엇이 담겨야 했을지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넌 죽어가는 거냐?’
울프는 몸을 떨었다. 단순히 추위 때문은 아니었다.
아직도 동굴 밖의 폭풍은 그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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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의 존경하는 (혹은 존경하고 싶은) 나라는 우주로의 세금 투하를 생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강으로 세금을 사출해 물고기들과 수중생물들의 사회에 자본주의의 쓴맛을 보여주고 각종 빌딩들에게 세금을 부어주어 빌딩들이 그 돈의 맛에 정신 못차리게 만드는 기술에게 나름의 찬사를 보내며 드디어 우주로까지 인간들의 훌륭한 창조물인 자본주의를 시연해보이겠다는 우리의 국가에게 심심한 기쁨을 느낍니다.
부디 이번 세금 투하는 다른 궤도로 이탈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깝잖아요? 하하하.
이번 글 또한 영 정신사나운 졸문입니다. 그 탓은 이번에 친 모의고사 점수가 저의 얼간이 같은 대가리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기 때문이겠지요. 솔직히 그냥 수능 말아먹고 자살하고 싶다는 것도 저의 솔직한 심정중 하나이긴 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