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들어가기 앞서,
오랜만에 시간을 내서 너를 만나니까 감회가 새롭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 우리의 모습으로 변했어.
매번 헤어지는 마지막은 아쉽다. 그래도 항상 내가 널 생각하는거 알지 또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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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이가 고장 났다.
13일의 금요일이 들이닥쳤다.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통에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
기지개를 켜고 시간을 확인했다. 저녁 무렵이었다.
한숨을 내쉬고 문을 열었다.
거기에는 웬 낯선 사내가 있었다.
시꺼멓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검은 사내였다.
검은 재킷에 검은 청바지, 심지어 벨트까지 검은 색이었다! 나는 사내를 응시했다.
"용건이 뭐야."
퉁명스레 말했지만 사내는 개의치 않는 듯 잠시 나를 응시했다.
일순간 사내와 시선이 마주쳤는데, 어찌나 강렬한지 순간 눈이 멀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시선을 피했을 때 사내가 입을 열었다.
묵직한 저음이었다.
"가져가겠다."
무얼? 하고 반문하기도 전에, 강한 바람이 일었다.
반사적으로 눈을 감고 몸의 방향을 틀었다.
곧 들이닥칠 후폭풍에 몸을 잔뜩 웅크렸지만 다행이도 첫 번째로 끝이었다.
내가 다시 시선을 돌렸을 때, 그곳에는 황량한 콘크리트 벽이 있을 뿐이었다.
결국 나는 사내의 말이 뜻하는 바를 깨닫지 못한 채 문을 닫았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사내의 말을 이해하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단이 봐, 왜 이래?"
기어코 일이 터졌다. 단이는 뭐가 불만인지 시종일관 불쾌한 표정이었다.
손대지 말라는 듯 만지면 싫으 소리를 냈고 넌 난감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사내의 말은 단이를 가져가겠다는 뜻 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 앉았다.